충돌이란 어떤 '상황(Situation)' 속에서 인간이 장애에 부딪쳐 상극한다든지 갈등하는 사태가 생기는 것이다. 헤겔은 『미학』에서 질병과 죽음 등의 육체적 불행에 의한 충돌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주로 정신적 · 인륜적 장면에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충돌의 모습들을 고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여러 자식들 사이의 왕위계승 다툼이라든가 영지 다툼에 의한 상극, 또는 지니고 살아온 개인의 정신적 자질과 그 개인이 어떤 특정한 계급으로 살아온 것에 의한 차별 사이의 갈등 등이다.

또한 연애에서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 가문과 가족의 체면 등이 장애로 되는 경우 거기서 충돌이 일어난다. 이것들을 소재로 하여 묘사되는 극(Drama)의 이야기는 어떤 상황에서 우선 장애가 발생하고, 그로부터 개인들의 이해의 대립과 투쟁이 드러나게 되며, 그리고 이와 같은 충돌이 "모순의 극에 달하여 필연적으로 해소"[『미학』 15.489]되는 식으로 모순의 발생과 격화, 그리고 그 지양이라는 일련의 전체적인 운동으로서 파악되고 있다.

-이사카 세이시(伊坂靑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