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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2] (System)

Ⅰ. 〈체계〉의 구조. 헤겔은 체계철학자라고 말해진다. 『엔치클로페디』의 마지막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서 〈신적 이성의 자기관조〉를 둘러싼 서술을 인용함으로써 〈너 자신을 알라〉라는 인류 2500년의 철학지의 영위를 완결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역사철학은 장대한 변신론이며, 철학사는 철학의 역사를 완성하고 총괄하는 최후의 화관으로서, 이에 의해 헤겔 철학의 체계는 자기에게서 스스로를 기초짓고 자기 완결되었다고 간주되기도 한다.

확실히 "지는 학으로서만, 다시 말하면 체계로서만 현실적이며, 또한 서술될 수 있다"[『정신현상학』 3. 27]는 서술에서 〈체계〉에 대한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그 행간의 본의는 〈학의 진리성을 환원할 수 있는 근본명제〉를 전제하고 이에 기초하여 체계를 연역하고자 한 초월론적 철학의 순환을 비판하는 데 있었다. 오히려 헤겔은 〈지의 원리가 자기 전개하여 자기 실현하는 체계〉에서야말로 철학지가 성립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신현상학』을 집필할 당시 〈체계〉는 아직 구상단계에 있었다. 『정신현상학』은 '학의 체계 제1부'이자 '제2부'로서의 〈논리학 · 자연철학 · 정신철학〉을 예상하는 〈학에 이르는 입문〉에 다름 아니었다. 따라서 〈체계〉의 생성과 더불어 『정신현상학』은 그 위치짓기를 둘러싸고 변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1812년의 『논리의 학(초판)』에서도 『정신현상학』은 '학의 체계 제1부'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나 1817년의 『하이델베르크 엔치클로페디』에서는 『정신현상학』이 논술한 "의식의 학적인 역사"가 "절대적인 단초가 아니라 철학이라는 원환 속의 하나의 항"[36절 「보론」]이라고 언명되며, 1831년의 『논리의 학(제2판)』에서는 '학의 체계 제1부'로서의 위치짓기가 철회된다. 말하자면 〈학에 이르는 입문〉을 체계로부터 분리한 것으로서 〈체계의 자기완성〉이 기도되었던 것이다.

헤겔에게 있어 〈체계〉는 그 자신의 〈체계〉가 그러했듯이 〈생성하는 동적인 것〉이었다. 철학체계라고 말하면 철학을 논리학과 자연학과 윤리학으로 3분하는 고래로부터의 〈체계구분〉이 상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헤겔의 〈체계〉는 〈학의 구분〉이나 〈지식의 망라〉가 아니었다. 칸트는 〈원리에 따라 질서 있게 된 인식의 전체〉에서 학의 체계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원리적인 통일성〉만으로 헤겔의 〈생성하는 체계〉를 마무리할 수는 없다. "〈절대적인 것〉의 학은 필연적으로 체계이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것으로서의 참된 것은 자기 내에서 스스로를 전개하여 통일로 수렴하고 (중략) 총체성으로서만 존립하기 때문이다"[『엔치클로페디』 14절].

확실히 철학사에서는 몇 개의 체계가 등장했을 수 있다. 그러나 헤겔의 입장에서 보면 "참된 체계는 좀더 고차적인 것으로서 하위의 것을 자기 내에 포괄해야만 한다"[『논리의 학』 6. 250]. 〈체계〉는 완성도에 따라 참된 체계의 계기로서 위치지어지는 것이었다. 이러한 체계의 진리성이 〈근본명제로 환원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Ⅱ. 〈체계〉의 의미. 주체적인 신앙의 대상인 민중종교를 모색하고 있던 청년 헤겔에게서는 『독일 관념론 최고의 체계 강령』이라고 불리는 수수께끼 같은 단편을 제외하면 〈철학체계〉에 대한 동경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성의 신화"의 창출을 추구하고 "정신의 보편적인 자유와 평등"[『최고의 체계 강령』 1. 236]의 실현을 지향하는 데에 청년 시대의 이상이 놓여 있었다. 1800년 11월 2일자의 편지에서 헤겔은 "청년 시대의 이상은 반성형식으로, 동시에 하나의 체계로 변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서간집』 (제1권) 59]라며 인간의 〈생〉을 해명해야만 할 학문에로 향하고자 하는 결의를 표명했다.

이상이 변화된 체계란 『차이 논문』에서 "이성의 순수한 자기인식"이자 "사변의 완전한 자기구성"으로서의 "학의 체계"라고 말해진다. "〈절대적인 것〉은 이성의 이러한 자기산출에서 객관적인 총체성으로 자기를 형태화한다. 이러한 객관적인 총체성은 〈그 자신 내에서 담보되고 완성된 전체적인 것〉이고, 자기 바깥에 어떠한 근거도 지니지 않으며, 자신의 단초, 중간, 결말을 통해서 자기 자신에 의해서 근거지어진다"[『차이 논문』 2. 46].

헤겔이 〈체계〉를 〈자기완결된 것〉으로서 파악하는 배경에는 피히테처럼 〈자아=자아〉를 〈절대적인 것〉으로서 파악하면서도 근본명제에 기초하여 체계를 연역한 결과 근본명제와는 다른 결론, 즉 자아의 노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놓여 있었다. 이것을 그는 셸링적인 동일철학의 구상과 중첩시켜 이론철학과 실천철학의 양극이 합일하는 '무차별점'에서 〈절대적인 것〉을 예술 · 종교 · 사변이라는 형태로 사상 내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차이 논문』 2. 112].

Ⅲ. 〈체계〉로의 여정. 예나 시대 초기의 헤겔에게는 이른바 '초기 논리학 구상'이라는 것이 있다. 『1801/02년의 «논리학 · 형이상학» 강의초고』에서는 철학에 이르는 〈예비학〉의 역할이 논리학에서 구해진다. 논리학은 "〈유한한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그것이 이미 무화된 한에서 〈무한한 것〉으로 이행한다"[Fr. 3, 17a]는 절차를 취한다. 그리고 "논리학의 제3부, 결국 무화작용을 지니는 이성의 부정적 측면으로부터 본래의 철학 또는 형이상학에로의 이행이 이루어지게 된다"[Fr. 3, 19-20a].

그에 반해 "철학은 말하자면 진리의 학으로서, 무한한 인식 또는 〈절대적인 것〉의 인식을 대상으로 한다"[Fr. 3, 17a]. 이러한 구상에 따르면 논리학은 유한한 인식을 무화하여 이성적 인식을 여는 준비단계라는 점에서 회의주의와 철학적 의의를 함께 한다. 이 점에서 그것은 셸링의 『학문론』에도 영향을 주며, 또한 『정신현상학』의 '절망의 도정'과도 통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동일철학의 체계와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말할 수 있다. 사실 헤겔은 "피히테의 학문론이나 셸링의 초월론적 관념론은 모두 논리학 또는 사변철학을 순수하게 그것만으로 서술하고자 하는 시도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로젠크란츠』 188]라고 1801년의 겨울학기에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헤겔이 이미 셸링과 다른 체계구상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철학은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의 동일성을 지로서 구성한다. 그 준비로서 유한한 인식을 지의 전개에서 부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셸링은 그 후의 철학관 안에서 사변적 이념을 전개를 결여한 채 일반적인 형태로 수립하고 있다"[같은 책 189]. 헤겔이 논리학에서 추구한 〈유한한 인식에 대한 무화작용〉은 "학적 진전을 이루는 영혼"으로서변증법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었다.

'논리학 및 형이상학'을 예비부문으로 하는 '이론철학', '실천철학', '무차별의 철학'의 네 부문으로 이루어지는 체계구상은 『1801년 가을의 철학입문 강의』에서도 분명하다. 거기서는 이념 그 자체의 학인 '관념론 또는 논리학 즉 형이상학', 물체로서 실재하는 이념을 다루는 '자연철학', 이념이 자유로운 국민으로서 실재적으로 되는 '정신철학', 자유로운 국민이 이념으로 귀환하는 '종교와 예술의 철학'이라는 네 부문에 걸친 체계구성이 이념의 전개과정으로서 말해진다. 즉 지의 이념이 자기를 실현하면서 전개하는 전체가 〈체계〉로서 구성되었던 것이다.

『철학비판지』에 수록된 논고에서 〈무화의 논리〉가 확립된다. 『인륜의 체계』, 『예나 체계 Ⅰ』에서 보이는 것은 〈초기 논리학 구상〉에 기초한 사색을 체계화하는 시도이다. 그러나 그 후 논리학과 형이상학이 체계의 내부로 짜 넣어지며, 『예나 체계 Ⅲ』에서 〈이념의 전개〉를 〈철학의 통일성〉으로 파악하고, 나아가 〈역사적인 맥락〉 안에 위치짓고자 한다. 이리하여 『정신현상학』이 〈체계로의 예비학〉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여 등장하기에 이른다. 체계를 모색하고 있던 헤겔의 당시 궤적은 예나 대학의 '강의공고'에서도 엿볼 수 있다.

Ⅳ. 체계의 구축. 뉘른베르크에서 〈철학에 대한 서론으로서의 정신론〉과 논리학이 『철학 예비학』으로서 강의되었다. "학문의 전체는 [1.] 논리학, 2. 자연의 학, 3. 정신의 학이라는 세 개의 주요부문으로 나누어진다"[『뉘른베르크 저작집』 4. 11]는 것이다. 또한 『논리의 학(초판)』으로부터는 체계의 제1부문으로서의 〈정신현상학〉과 체계의 제2부문으로서의 〈논리학 및 자연철학과 정신철학을 포함하는 실재철학〉으로 이루어지는 체계구상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강의는 개정을 거듭하며, 체계는 생성도상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철학은 본질적인 의미에서도 엔치클로페디이다"[7절]라고 선언되는 『하이델베르크 엔치클로페디』에서 「1) 논리학, 즉 즉자대자적인 이념의 학. 2) 이념의 타자존재에서의 학인 자연철학. 3) 자기의 타자존재로부터 자기 내로 귀환한 이념으로서의 정신의 철학」[11절]으로 이루어지는 체계가 실현된다. 엔치클로페디의 본래 의미는 "부문들의 구분과 연관이 개념의 필연성에 따라 서술된다"[6절]는 점에 있으며, 학들의 〈수집〉이 아니라 〈자기 내에서 완결된 원환을 이루는 총체성〉을 드러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엔치클로페디(제2판 · 3판)』(1827년 · 1830년)에서 제시된 베를린 체계는 하이델베르크 체계의 구조와 동일하다고 말해도 좋지만, 내용에 관해서는 대폭적으로 증보되었다. 『정신현상학』을 내부에 짜 넣은 형태로 체계는 자기 완결된다. 이 시기의 저작이야말로 헤겔 철학의 참된 형태라고 간주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면 『논리의 학』은 제2판이 초판보다 우선시되었다. 그러나 『철학사』 등은 예나 시대의 노트에 기초하여 강의되고 있었다. 헤겔의 〈체계〉는 지의 원리가 자기부정을 통해서 자기를 실현한 것이라는 점에 다른 〈체계〉와 두드러진 차이가 있었다. 그것을 변증법의 체계라고 부른다면, 바로 헤겔 철학을 조망할 때에 필요한 것은 최후에 남겨진 형태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생성의 모습에서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구리하라 다카시( )

[네이버 지식백과] 체계 [體系, System]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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