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Himmelischer Körper)
'천체'란 헤겔에서 '지상의 물체(Irdischer Körper)' 즉 지구의 대기권 안의 물질계와 구별된 태양과 그 인력권 안을 운동하는 물체(행성, 달, 혜성 등)를 의미한다. 이러한 구별과 함께 헤겔은 역학을 유한한 역학과 절대적 역학으로 구분하지만, 이로 인해 그의 자연철학은 자주 천체의 운동과 지상의 물체의 운동을 동일한 원리에 의해서 통일적으로 파악한 뉴턴의 위대한 업적에 반하여 천계와 지상의 세계에 서로 다른 원리를 상정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상세하게 살펴보면 이러한 해석은 정당하지 않다. 헤겔이 우주공간을 '저항과 마찰 없이' 운동하는 천체의 행동과 지구 대기권 내의 물질의 행동을 구별한 참된 목적은 고대 자연철학의 시대착오적인 부활이 아니라 정지된 관성계에 〈최초의 충격〉이 가해져 운동이 생긴다는 뉴턴의 천체역학의 암묵적인 전제를 비판하고 자기운동하는 역학계로서 태양계의 구조를 동적으로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이미 취직논문 『행성궤도론』에서도 간단히 언급되어 있지만, 예나 시기의 각종의 자연철학 초안에서 좀더 상세하게 전개되어 있다. 거기서 그는 "천체는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자립적인 운동이다"라고 쓰고 있으며[『예나 체계 Ⅰ』 GW 6. 28], 또는 "천체 그 자체는 정지와 운동이 분리되어 있는 개별적인 물체가 아니기" 때문에 〈충격〉과 〈견인〉과 같은 정력학적 범주들을 이 영역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예나 체계 Ⅱ』 GW 7. 204, 및 『같은 책 Ⅲ』 GW 8. 24]. 이러한 생각이 『엔치클로페디』에서 유한한 역학과 절대적 역학의 구별로 되며, 중심 천체와 주변 행성의 상호작용에 기초하여 자유운동하는 역학계의 구조를 기술할 수 있는 것은 "유한한 관계"가 아니라 "이성이념"뿐이라고 주장되기에 이르는 것이다[『같은 책 자연철학』 264절 참조]. -와타나베 유호(渡辺祐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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