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Genie)
보통 개인의 비범한 재능을 의미하지만, 헤겔에서는 "개체적 정신이 생래적으로 획득하는 일정한 방향"[『엔치클로페디(제3판) 정신철학』 395절 「보론」], 요컨대 개인의 특성 속의 천성(Naturell), 자연적 · 생득적인 소질을 표현하며, 또한 동시에 사회적인 보편성을 지니도록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천재가 자연의 것이면서 사회적인 평가의 대상으로 되는 것은 사회 그 자체가 분업과 교환, 작품발표와 비판의 무차별적인 평가의 체계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을 헤겔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천재······가 현실 세계에 속하는 것은 현실 세계가 정신적인 동물의 나라라는 측면을 지니고 있는 한에서의 일이다"[『정신현상학』 3. 397f.]. 그러므로 그 의의가 인정되는 것은 정신성과 자연성이 합일되어 있는 예술적 창작에 관련해서이며, 개념적 사유에 의거하는 학문과 일반적으로 개인이 자기 안에서 형성해야 하는 윤리적인 덕에 관련해서는 아니다. '재능(Talent)' 역시 자연적 소질에 속하지만, 재능이 특수한 면에서 발휘되는 예술적 형태화의 능력, 외적 기교를 가리키는 데 반해, 천재는 그 형태화에 정신성을 부여하여 그것을 완성하는 보편적인 창조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양자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예술가에서는 형태화의 재능과 형태화에 대한 "자연적인 충동과 직접적인 욕구"[『미학』 13. 369]가 결합되어 있으며, 양자가 서로 어울려 참으로 생명 있는 작품을 산출하는 것이다. 천재성의 원리를 찬양한 입장으로서는 셸링의 관념론과 Fr. 슐레겔의 아이러니론이 알려져 있지만, 헤겔은 그 연원을 피히테의 자아의 원리에서 보고 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자아에 의해서 정립된 것으로 하는 자아의 능동성도 예술가의 천재에 의한 제작활동과 더불어 자기의 소산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겔은 문예상의 천재시기(질풍노도의 시대)를 잇는 "철학자의 천재시기"[『아포리즘』 2. 542]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또한 천재와 어원적으로 관련되는 '수호신(Genius)' 역시 소크라테스의 다이모니온에서 보이듯이 외면적인 신탁이면서 주체적, 내면적인 것이라는 이중의 방식으로 개인의 행동에 관여한다. -기타자와 쓰네토(北澤恒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