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質] (Qualität)
붉은 것은 그 질 〈붉음〉을 결여하면 붉은 것이 아니게 된다. 질은 〈어떤 것(Etwas, aliquid)〉을 어떤 것〈임〉(현존재)으로 하는 것이며, 질을 결여하면 어떤 것은 그 현존재를 상실한다. 따라서 질은 어떤 것의 존재와 분리될 수 없으며, 단순하고 직접적인 규정성이다. 이에 대해 양과 도량도 규정성이긴 하지만, 어떤 것의 존재에 무관심하며, 반성된 규정성이다.
그리하여 헤겔은 칸트와 반대로 질을 양 앞에 두고 존재에 관한 첫 번째 범주로 한다. 질이 직접적이고 어떤 것의 존재와 하나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어떤 것이 자신과 구별된 질을 〈지닌다〉는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밝혀진다. 〈붉음〉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여 질로서 〈붉음 그 자체〉라든가 〈붉은 색소〉와 같은 자립적인 존재를 가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헤겔은 『논리의 학』[5. 123]에서 이전의 형이상학이 그와 같이 질을 실재성(Realität)으로서 파악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에비사와 젠이치(海老澤善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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