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hina)
헤겔에 따르면 중국의 원리는 하늘(天)이며, 그것이 인간에게서 체험적으로 직관된 것이 도(이성)이다. 도는 만물의 생성의 근본이자 본질이다. 이 도가 구체적인 규정들을 취하면 도량(度量)으로 된다. 도는 하늘의 규정들이기 때문에 추상적 존재 또는 추상적 실체가 아니라 실체의 형상(形象)들이다. 하늘이 자연과 인간에게 나타나면 천명과 천성이라는 도량으로서 나타난다. 중국의 학문은 이 도량의 상세한 표시와 전개이며, 이 도량을 현실에서 지배하는 것이 황제이다[『종교철학』 16. 319f. 참조].
도량은 전적으로 단순한 범주들, 즉 존재와 비존재, 일과 이이며, 이것들은 괘선으로 표시된다. 이것들이 다양하게 결합하여 근원적 규정들의 구체적 의미를 나타낸다. 이 의미들 가운데는 네 방위와 중앙, 그것에 대응하는 다섯 개의 산, 5원소(흙, 불, 물, 나무, 쇠), 5원색이 있다. 나아가 인간관계에서도 다섯(오륜)이 있다. 이와 같이 도량규정은 자연과 인간 모두에서 도로서 타당화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은 그것에 적합하게 행위해야만 한다. 도가 준수되면 자연에서나 국가에서 모든 일의 질서가 보존된다. 나라와 개인 모두 평안한 것이다[같은 책 16. 322 참조].
그러나 헤겔에 따르면 자연과 인간, 실체와 정신의 이와 같은 관계는 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인격과 자유는 나타나지 않는다. 실체에 대립하는 주관적 대자성의 결여로 인해 자기의 내면성에서 자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바깥에 자유를 실체화하게 된다. 그것이 독재자로서의 황제이다. 신민은 황제를 존경하기만 하면, 황제를 매개로 하여 법칙을 존경하게 된다. 중국인은 자기 내면이 아니라 자기 바깥에 실체로서 세워진 자립성, 즉 황제만을 지주로 하고 있다. 중국인에게 있어 도덕상의 법칙은 자연법칙과 동일하며, 황제라는 밖으로부터의 명령이자 강제적 권리와 의무이다. 그리하여 이 자립적 정신성이 직관될 때 황제숭배, 개인숭배가 생겨난다. 숭배되고 있는 것은 개인이면서도 황제에게는 중국인의 정신 일반이 내리쬐어져 있다. -핫타 다카시(八田隆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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