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착란] ( Verrücktheit)
정신착란은 영혼(Seele)의 발전과정에서의 필연적인 한 단계, 형식이다. 즉 영혼은 자연적 영혼(natürliche Seele)으로부터 감지하는 영혼(fühlende Seele)을 거쳐 현실적 영혼(wirkliche Seele)으로 전개되지만, 그 과정은 영혼이 스스로 지니는 자연적 직접성, 실체성을 해방시켜 자아가 의식적으로 자기를 지배해가는 과정이다. 정신착란은 두 번째의 감지하는 영혼의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이지만, 그것은 자유로운 자기의식의 전체성과 그 가운데서 지배되고 유동화되지 않는 자연성, 육체성의 원리와의 모순이 나타난 것이다. 이성적 정신이 자연적 충동과 지하적인 위력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한 데서 정신착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헤겔은 그것의 세 가지 주요한 형식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정신철학』 408절 「보론」 10. 172]. (1) 정신이 폐쇄되어 자기 내에 침잠해 있는 상태. -백치, 방심, 허튼소리. (2) 자기를 어떤 주관적 표상과 고정적으로 결합시켜 그것을 객관적인 것으로 삼는 상태. 예를 들면 '나는 왕이다'라든가 '자기는 개다'라고 하는 착란. 이것은 인간은 왕이 될 수 있다고 하는 무규정적인 일반적 가능성만을 근거로 하고 있지만, 이러한 추상의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라는 점에서 "인간은 우행, 광기의 특권을 지닌다"[같은 책10. 168]. (3) 객관성에 대하여 자기의 단지 주관적일 뿐인 표상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광기, 흉행. 그것은 폭력적인 현실의 전도, 살인욕구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다.
(2)에서는 자기의 표상과 객관성의 모순이 느껴지고 있지 않지만, (3)에서는 그것을 명확히 의식하면서 현실을 부정하고자 한다. 『정신현상학』의 '심정의 법칙과 자만의 광기'에서 자기의식이 빠지는 광기도 이 단계에서의 광기성을 근본적인 형태에서 파악한 것이라고 생각된다[3. 275-283]. -요네나가 마사히코(米永政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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