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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認定 ] (Anerkennung , Anerkennen)

Ⅰ. 인정의 변증법적 구조. '인정'은 인간의 공동적, 상호적 존재를 특징짓는 개념이며, 예나 후기(『예나 체계 Ⅲ』과 『정신현상학』)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헤겔에 따르면 자유는 "타자존재에게 있으면서 자기에게 있는(bei-sich-sein)" 것에 있지만, 특히 이 경우의 타자존재는 타인이다. 개인은 타인 속에서 자기를 직관함으로써 자유이며, 이 경우 개인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된다고 말해진다.

『정신현상학』에서는 자기의식의 이중성으로부터 그의 공동존재(나=우리)와 상호인정이 도출된다. 개인은 자기의식을 지닐 때 자기를 의식의 대상으로 하며, 자기를 자기와 대상으로 이중화한다. 그때 대상은 이미 사물이 아니라 다른 개인이어야만 한다[3. 144]. 그런데 한편의 개인이 다른 편의 개인 안에서 자립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다른 편이 한편을 위해 그의 자립성을 부정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행위는 자기와 타자 사이에서 상호적으로 행해지는 것이고, 이것이 상호인정이다. 이러한 운동은 "양자의 자기의식의 이중의 운동이다. 각각은 자기가 하는 것과 동일한 것을 다른 편이 하는 것을 본다"[『정신현상학』 3. 146].

Ⅱ. 인정투쟁. 『정신현상학』의 인정론에서 유명한 것은 '인정투쟁'의 분석이다. 개인 사이에서 한편이 다른 편에 대해 자립성을 주장하고 다른 편으로부터 인정을 획득하고자 할 때 투쟁이 생긴다. 인정투쟁은 처음에는 개인의 개별적 존재방식(욕구와 소유)을 둘러싼 것이지만(『예나 체계 Ⅰ』, 『예나 체계 Ⅲ』에서는 점유를 둘러싼 투쟁이 중시된다), 곧이어 개인의 존재 전체, 즉 생명을 둘러싼 것(생사를 건 투쟁)으로 된다. 그런데 이 투쟁에서 어느 쪽인가가 죽음에 이른다면, 요구된 인정은 불가능하게 된다. 인정투쟁의 분석을 통하여 명확히 되는 것은 개인이 자립적인 것으로서 인정되기 위해서는 좁은 개별적 존재방식(이기적, 배타적 욕구와 점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기를 보편적 존재방식에로 형성 · 도야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는 개인이 공동체에서의 자기 존재를 자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Ⅲ. 공동체와 인정. 『정신현상학』에서 인정투쟁으로 계속해서 다루어지는 것은 불평등한 인정 관계로서의 '주인과 노예'이지만, 뒷부분('이성' 장)에서는 자유로운 동시에 대등한 인정은 개인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된 민족의 '인륜적 공동체'에서 실현된다고 상정된다. 참된 인정은 개인이 서로 협력하고 생활을 밑받침해주는 데 있다. 인륜적 공동체에서는 "상호적이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개인의 자립성이 고립적 존재방식을 부정하면서도······, 대자적이라는 긍정적 존재방식을 취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거기에 "타인의 자립성 속에서 타인과의 완전한 통일을 직관하는 자기의식적인 이성의 실현이 있다"[『정신현상학』 3. 265f.].

상호인정의 원형은 피히테의 『자연법의 기초』(1796)에 있지만, 거기서 인정은 법적인 것(권리의 보증)에 불과하며, 형식적이고 소극적이다. 칸트에서 인정은 도덕적 인격의 존중이며, 형식적이고 추상적이었다. 인륜에서의 인정은 법적 인정과 도덕적 인정을 지양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신현상학』에서 공동체의 모델은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구해지지만, 『예나 체계 Ⅲ』에서는 새로운 근대의 공동체가 구상된다. 후기 헤겔에서는 인정 개념의 역할이 후퇴하지만, 『법철학』에서의 〈법-도덕-인륜(가족-시민사회-국가)〉은 인정의 실현 단계를 이룬다고 말할 수 있다. 가족에서의 사랑에는 개인이 타인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타인 안에서 자기를 발견한다는 인정 관계가 놓여 있지만, 이와 같은 사랑의 인정은 감정적인 것이고 객관성을 결여한다.

시민사회의 경제활동에서 개인은 사회적 분업체제에 짜 넣어져 있고 개인의 노동이 타인의 노동과 상호 의존하며 개인들은 서로 생활을 뒷받침하지만, 거기서 개인의 이익의 획득은 불확실하며 인정은 불완전하다. 이와 같은 결함을 제거하는 것이 국가이며, 거기서 개인은 이기성을 방기하고 국가에 봉사함으로써 인정된다.

인정에는 그것의 운동과 실현 과정(인정행위Anerkennen)이라는 면과 공동체에서 그것이 실현된 모습(인정되어 있음Anerkanntsein)이라는 면이 있다. 또한 공동체에서의 인정에는 전체에 의한 개인의 인정이라는 날실의 관계와 개인들 사이의 상호인정이라는 씨실의 관계가 있다.

Ⅳ. 상호인정과 의사소통. 『정신현상학』에서는 인정이 좀더 광범위한 의사소통 관계의 원리로서도 이해되고 있다. 서로 다른 형의 인물들(예를 들면 관조형의 양심과 행동형의 양심)이 각자의 결함을 인지하고 좀더 고차적인 차원으로 높아지는(지양, 화해) 관계가 상호인정이라고 말해진다[3. 490ff.]. 또한 기독교에서의 신과 개인의 관계도 상호인정으로서 설명된다. 신은 유한한 인간 안에서 자기를 인식하지만(인간에 대한 사랑과 용서), 다른 한편으로 인간도 신 안에서 자기의 무한성을 자각한다고 말해진다[3. 552ff.].

-다카다 마코토( )

[네이버 지식백과] 인정 [認定, Anerkennung, Anerkennen]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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