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 Ägypten)
Ⅰ. 스핑크스로 상징되는 '수수께끼의 나라'. 스핑크스야말로 이집트 정신의 상징이라고 헤겔은 말한다. 그것은 자연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 벗어나 있지는 않다. 거기서는 정신적인 것의 의미가 해결되어야만 하는 과제(또는 수수께끼)로서 내걸려 있다. 자연 속에 몰입한 정신과 그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하는 충동, 이 두 가지 현실적인 요소가 모순된 채 합체를 강요받고 있다. 그것이 이집트 정신의 특성이며, 여기서 보이는 것은 자연과 정신의 모순이다. 거기서는 통일이 과제로서 내걸려 있다[『역사철학』 12. 245-247, 269-271].
Ⅱ. 이집트의 종교. 이집트에서는 인간의 생사 및 생활 과정과 나일 강, 태양, 오시리스가, 요컨대 정신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이라는 서로 성질을 달리 하는 것이 하나의 매듭으로 함께 짜여 있다. 나아가 이집트인들은 그것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이들 가운데 어떤 형태에도 동일한 하나의 것이 놓여 있다(그것은 살아 있는 내면적인 것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그 '하나'라는 것은 아직 전적으로 추상적이며, 거기에는 성질을 달리 하는 다양한 것이 혼재되어 있다. 종종 극단적인 것으로 치달은 동물숭배에서도 이집트 종교의 특색이 보이지만, 이집트의 경우에는 단순한 생명 숭배를 넘어서서 정신적인 것이 적어도 과제로서 파악되기에 이른다.
헤겔은 인간 영혼이 불멸이라는 생각을 최초로 품은 것이 이집트인이라는 헤로도토스의 학설을 특히 중시했다. 이집트인은 영혼을 뭔가 구체적인 개체적인 것으로서 본 한계는 있었지만, 영혼이 자연과 다른 것이라는 것, 요컨대 정신이 독립적으로 그것만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품은 사람들로서, 헤겔은 세계사에서 이집트인의 존재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역사철학』 12. 256-263].
Ⅲ. 이집트 예술의 상징성. 이집트의 예술(미술)은 위에서(Ⅱ) 말한 사태의 형상화에 다름 아니다. 이집트에서 정신은 그것 자신의 내면적 삶을 참으로 발견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오히려 그 과정으로서의 고투 그 자체가 기예(예술)에 의해 형상화되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는 피라미드와 동물의 모습을 지닌 상징물로 대표된다. 후자는 내적인 것을 외적인 현실 세계의 것의 모습으로 상징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던 것이다. 스핑크스는 그 극치로서, 이것은 상징적인 것 그 자체의 상징이다[『역사철학』 12. 263-269; 『미학』 13. 448-465].
이집트 예술을 특색짓는 것 가운데 하나인 오벨리스크는 장르 구분에서 보자면 건축과 조각의 중간에 위치한다. 그것은 태양 빛을 받아내는 것으로서 태양에게 바쳐짐과 동시에 태양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미학』 14.281-283]. -마스나리 다카시(增成隆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