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 있다] (Ist)
ist(이다, 있다)는 독일어의 동사 sein의 3인칭 단수 현재형으로서 헤겔의 저작에서 가장 빈도수가 많은 용어의 하나이다.
'이다, 있다'에는 'A가 존재한다(A ist)'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와, 'A는 B이다(A ist B)'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전자가 단적으로 A가 존재한다는 것을 주장하는(존재로서의 '있다') 데 반해, 후자는 주어 A와 술어 B를 결합시키는 계사이다(계사로서의 '이다').
유럽어에서는 양자를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철학사에서 양자가 자주 혼동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미 아리스토텔레스는 존재의 의미들을 고찰하는 가운데 양자를 구별하고 있었다. 헤겔에게 있어서도 '이다, 있다'는 이러한 두 가지 의미에서 중요한 용어로서 사용되고 있다.
(1) '있다'는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der an sich seiende Begriff(즉자적으로 존재하는 개념)라는 표현의 seiende는 계사의 의미가 아니라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동사 sein의 명사화에 의해서 표현되는Sein(존재[유])은 헤겔 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범주의 하나로서 『논리학』의 시원을 이루는 것이지만, 헤겔에 있어서는 사유와의 직접적 동일성(존재=사유)에서 파악되고 있다.
(2) '이다'는 A ist B라는 판단의 계사(Kopula)라는 의미를 지닌다. 계사로서의 '이다'는 주어와 술어를 결합하는 것으로서 존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헤겔은 판단을 개념 그 자체의 근원적 분할(Ur-teil)로서 파악함과 동시에 분할된 항(주어와 술어)이 개념으로서의 동일성을 회복해가는 것을 '계사의 충실'로서 파악했다. -이와사 시게루(岩佐 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