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 (Abhängigkeit )
'의존'이라는 말은 '자유'나 '독립'과 대비되어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타자에 제약된 관계를 의미한다. 헤겔은 초기에는 한편으로 그리스 인의 '운명'에 대한 복종에서의 "자연에 대한 의존"[『민중종교와 기독교』 1. 36]이나 알프스 주민의 "자연력에 대한 의존의 감정"[『기록』 235]을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의 한계를 자각한 태도로서 칭찬했지만, 다른 한편 유대인의 "율법에 대한 의존"[『유대교의 정신』 1. 296]이나 예수의 제자들의 "예수 개인에 대한 의존"[『기독교의 정신』 1. 388]을 실정적 종교의 원인으로서 비판했다.
그 후 '의존'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며, 그리하여 '의존의 감정'에서 종교의 본질을 인정한 슐라이어마허의 사고방식은 "동물도 종교를 갖는 것이 된다"[『종교철학』 16. 168]고 비판된다. 그때 사물이나 욕망에 대한 의존은, 농민[『법철학』 204절 「보론」]에서 보이는 것처럼, 타인에 대한 의존과 결합된다고 지적된다. 그러나 "노동자를 자연에 대한 의존에서 해방"시킬 기계노동이 자본주의 경제하에서는 도리어 "자연에 대한 의존을······ 높이는 데 불과하다"[『예나 체계 Ⅰ』 GW 6. 323]는 점이 통찰됨과 동시에 시민사회의 이러한 "전면적 의존의 체계"[『법철학』 183절]에서 오히려 이기심이 타자의 욕망충족에 공헌하게 되는 까닭이 평가된다. -구보 요이치(久保陽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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