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집] (Kohäsion )
물질의 요소들이 집합하여 "공간적으로 상호 관계하는 특수한 방식"[『엔치클로페디(제3판) 자연철학』 294절]이 응집이다. 응집에서 물질의 요소들은 상호 외재적으로 관계하는 데 불과하여 아직 내재적인 관계에는 이르고 있지 않다. 그러나 물질은 상호 외재적인 관계로부터 내재적인 관계로 그 응집력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형식을 얻게 된다.
최초의 형식은 자신 속에서는 응집력을 지니지 않고 다른 것에 들러붙어 있을 뿐인 '부착(Adhäsion)'이다. 다음으로 중력에 저항하여 모인다든지 밖으로부터의 압력과 충격에 굴복하여 덩어리진다든지 하여 응집하고, 그 응집력에 따라 물질은 '취약성(Sprödigkeit)'과 '강성(Rigidität)'과 '전성(展性, Dehnbarkeit)'이라는 고유성을 나타낸다. 나아가 물질은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대해서 굴복할 뿐 아니라 "받은 부정을 자립적으로 지양하고 자기를 회복하는"[같은 책 297절] 응집력, 즉 '탄성(Elastizität)'을 주장하게 된다.
물질이 탄성을 지님으로써 그 물체는 진동하고, 따라서 '소리(Klang)'를 내게 된다. 물체가 내는 소리는 그 물질의 응집력의 정도에 따라, 예를 들면 응집력이 낮은 '물'은 울림이 없는 데 반해 유리는 약하긴 하지만 울림을 내고, 나아가 금속은 응집이 긴밀하기 때문에 울림을 발하도록 변화한다. 물체를 친다든지 서로 마찰시킨다든지 하면, 그 물체는 소리를 냄과 동시에 '열(Wärme)'도 발한다. 이와 같은 열을 전도하는 정도는 그 물체의 응집성의 차이에 따른다. 예를 들면 '양모'처럼 응집력을 지니지 않는 것, 또는 공기나 물처럼 응집력이 낮은 것은 열의 전도가 나쁘지만, 금속은 응집력이 높기 때문에 열의 전도성이 높다. 이와 같이 헤겔은 물질로부터 발하는 소리라든가 열의 차이가 그 물질의 응집력의 차이에 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사카 세이시(伊坂靑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