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추2] (Analogie)
헤겔이 언급하고 있는 아날로지 개념에는 둘이 있다. 하나는 『논리의 학』[6. 387-391]에서의 '유추(아날로지)에 기초한 추론'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런데 가이우스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가이우스는 죽는다.
이것은 올바르지만 공허한 추론이다. 왜냐하면 내용적으로 살펴볼 경우 전제의 '모든 인간'은 결론의 가이우스를 포함하는 개개의 모든 인간들에 대해 확실한 결과를 성립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칭추리의 근거는 귀납이다. 귀납추리는 무한히 많은 개체를 매개념으로 지닌다. 그러나 귀납이 기초하는 많은 개체와 '모든 인간'이라는 보편성 사이에는 단절이 있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이 유추이다. "귀납의 추론의 진리는 직접 그 자신이 보편성인 것과 같은 개별성을 매개항으로 지니는 추론, 즉 유추의 추론이다"[『논리의 학』 6. 387].
유추는 어떤 개체가 지니는 성질이 동일한 유에 속하는 다른 개체에도 공통적이라고 추리한다. 그것은 '이성의 본능'이며 "경험적으로 발견되는 각각의 현상들이 대상의 내적 본성 혹은 유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예감케 한다"[『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190절 「보론」]. 그러나 이 경우 보편과 개별의 통일이 직접적이라는 점에서 이 추리는 사변적인 추론에는 도달해 있지 못하다.
아날로지는 그리스 어에서는 비(proportion), 올바른 관계를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의 플라톤의 아날로기아 개념에 헤겔은 일찍부터 주목하고 있다. 〈최초의 것과 중간의 관계가 중간과 최후의 것의 관계와 동등하고(a:b=b:c), 또 그 역이 성립하며, 나아가 각 항이 중간항으로 될 수 있을 때 필연적으로 각 항은 하나이다〉라는 『차이 논문』[2. 97f.]과 『철학사』[19. 89f.]에서 두 차례 인용하고 있는 플라톤의 아날로기아 개념에서는 매개념에 의한 결합이 각 항의 동일성을 현현시킨다는 헤겔적인 사변적 추론의 원형을 볼 수 있다. -우에무라 요시로(上村芳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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