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성] (Flüssigkeit )
헤겔은 유체성이라는 용어를 취약성과 대립시켜 사용하지만, 이 양자 모두 물체가 원소들을 통일하여 하나의 개체로서 존립하는 경우, 요컨대 '총체적인 개체성'이 직접성의 형식을 지니는 경우의 존재방식을 나타내며, 무형태성이라는 형태를 의미한다. "취약성에 대립하는 것은 공 모양의 것, 즉 모든 차원을 자기 내에서 말살시키는 보편적인 공으로 되는 유체성이다. 이 유체성은 그에 의해 확실히 세 개의 차원 모두에게로 향하는 온전한 실행이지만, 그러나 규정성의 전개를 지니지 않는 총체성이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자연철학』 311절 「보론」].
따라서 유체성이라는 형태를 지니는 물체는 첫째로, 원소들을 자신의 계기로서 그것들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통일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것은 규정들을 해소하여 무차별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둘째로, 그 원소들은 계기로서 물체를 구성하게 되지만, 아직 전개되지 않은 단계에 있으며, 그 원소들은 계기로서의 필연적인 구별을 정립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계기들은 전개의 가능성을 지님과 동시에 물체의 성질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 경우 물체의 계기들이 무차별이기 때문에, 예를 들면 물의 경우에는 증기상, 액상, 고체상 등의 형태를 취한다. 이러한 두 가지 특징을 지니는 물체의 형태가 유체성이다. 유체성의 단적인 형태가 공 모양인 것은 유체성의 형태는 외적인 영향에 의하지만, 공의 경우에 대기의 압력이 어떤 면에도 똑같이 관계하기 때문이다.
유체성의 무형태성이라는 의의로부터 더 나아가 보편성의 직접적인 존재방식이 제시되고, "개념과 그 규정의 절대적으로 유체적인 연속성"[『논리의 학』 6. 321]이라고 표현된다. 그러므로 구성요소의 우연적인 결합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유체성은 자기 자신에 동등한 독립성으로서 구별항의 존립이며, 또한 그 실체이다"[『정신현상학』 3. 140]. 또한 계기를 정립하는 것에 의해서 "구별 없는 유체성을 분열시키는 것이야말로 바로 개체성을 정립하는 것이다"[『정신현상학』 3. 140]. -나가시마 다카시(長島 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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