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 Europa)
"세계사는 동에서 서로 나아간다. 왜냐하면 유럽은 단적으로 세계사의 끝이고, 아시아는 그 시작이기 때문이다"[『역사철학』 12. 134]. 아메리카에서 보면 유럽은 동이지만, 유럽은 구세계의 중심이고 더욱이 끝이며 절대적인 서방이다[『역사철학』 12. 132]. 서양의 모습은 연로하여 아름답지 않다는 말이 청년기의 헤겔에게 있다[『민중종교와 기독교』 1. 44]. 한편 아시아는 특별히 정해진 동이지만, 어쨌든 물리적인 동서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확실히 물리적인 태양은 동에서 떠서 서로 지지만, 자기의식의 태양은 서에서 올라오는 것이고, 자유의 전개도 이에 따른다[『역사철학』 12. 132].
동양의 보편태는 노골적인 것이지만, 서양의 사유는 보편태 그 자체의 원리를 특수한 것으로서 정립한다 [『철학사』 19. 410]. 규정된 보편이 유럽의 보편의 양태인 것이다. 마호메트로 상징되듯이 동양에서는 추상적인 정신으로의 순화가 요구되었지만, 서양에서는 바로 구체적인 정신으로의 순화가 필요했다[『역사철학』 12. 428]. 바로 그렇기 때문에 유럽에서 처음으로 종교적 원리와 국가적 원리의 발전이 있었던 것이다[같은 책 12. 132].
이러한 발전의 원리인 자기분화는 청년 헤겔에서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면 유럽에서 개개인은 전체를 상실하지 않고 각 사람을 결합하는 유대는 사유 상의 것에 불과하다[『기독교의 정신』 1. 376]든가, 사유하는 것과 사유되는 것이 고정적 반성 속에서 분열하고 있는 것이 북서 유럽의 특징이며[『차이 논문』 2. 22],프로테스탄티즘과 주관성은 바로 북방의 원리[『신앙과 지식』 2. 289]라는 등이다.
그런데 유럽은 저지와 고지와 같은 지리적 구분을 지니지 않지만, 세 개의 지역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① 지중해에 면한 남유럽.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포함된다. 여기는 세계정신이 예전에 자기의 고향을 발견한 곳이다. ② 중앙유럽. 카이사르가 갈리아 정복에 의해서 개척한 곳이며,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들어간다. ③ 북동유럽. 폴란드, 러시아, 슬라브 국가들이 들어간다. 항상 아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가장 새로운 곳이다[『역사철학』 12. 133]. -시바타 다카유키(柴田隆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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