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2] (Erbsünde )
원죄설은 아담이 지혜의 열매를 먹어 범한 죄를 인류가 이어받으며, 따라서 인간은 본래 악하다는 기독교의 교의이다. 하지만 원죄-속죄설은 이미 18세기 중반 경부터 퇼너(Johann Töllner 1724-74) 등의 신(新)교의학에 의해 비판되어 정통파 신학과의 논쟁이 생겨나고 있었다.
헤겔도 이것을 초기에는 '실정적 신앙'의 전제로서 비판했지만, 후기에는 '인간의 사명'을 나타내는 교의로서 인정했다. 그는 튀빙겐 시대의 『교설』에서는 아직 정통파 신학의 원죄-속죄설을 말하고 있었지만, 베른 시대에는 그것을 칸트적 '이성신앙'의 입장에서 실정적인 '그리스도 신앙'의 전제로서 비판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신앙'은 인간이 도덕적으로 무능한 까닭에 자기 힘으로는 축복에 도달할 수 없으며 대속자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에 의해서만 축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 기초하지만, 그것의 전제가 되어 있는 "인간의 본성의 타락의 명제"에 대해 이성은 "구역질을 느낄지도 모르기"[『민중종교와 기독교』 1.] 때문이다.
죄에 빠졌다는 이러한 교의는 더 나아가 로마 시대의 "타락한 인간성"의 "경험"[『기독교의 실정성』 보고 1. 209]에 합치하며, 따라서 역으로 "나쁜 정치가 인간성을 낮추어버리지 않는"[『민중종교와 기독교』 1. 91] 경우에는 "인간의 타락의 교의는 쇠퇴할 것이다"[같은 책 1. 100]라고 말한다. 그러나 후기에 원죄설은 "인간은 자연에 존재하는 대로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즉자적으로 존재하는 데 불과한 것에서 대자적으로 될 사명을 지니고 있다"[『철학사』 19. 499]고 하는 것, 요컨대 "인간의 사명"[『종교철학』 17. 251f.]을 나타내는 교의로서 인정되었다.
인간은 '인식'과 '의식'에 의해 자연에서 벗어나 잠재적으로는 '정신'이자 '선'이지만, 여전히 자연의 충동과 이기심에 붙잡혀 있는 한에서 '악'이다. 그런 까닭에 인간은 잠재적인 '선'을 현재화해야 하고 자기형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그것은 '인식'에 의해서 행해진다. 이와 같이 원죄설이 인정되게 된 것은 '반성'과 '분열'이 프랑크푸르트 시대 이후 '생'의 필연적 계기로 인정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구보 요이치(久保陽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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