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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Christus)

헤겔은 예수와 소크라테스를 전자는 종교의, 후자는 철학의 이를테면 이상적인 체현자로서 즐겨 대조시켰다. 두 사람의 최대의 상이점은, 헤겔에 따르면, 예수가 차안과 피안, 세계 · 인간과 신의 중보자로서 성육신한 '신-인간'이라는 점에 있다. 여기에 역점을 두는 것은 물론 헤겔이 기독교인이라는 점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지만, 그러나 또한 그것만으로 마무리될 수 없다. 예수에 대한 평가와 위치짓기는 헤겔 철학 이해에 깊이 관계된다. "절대적인 것이 의식에 대해서 구성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철학의 과제이다"[『차이 논문』 2. 25]라고 쓴 이후, 철학과 종교의 과제를 동일한 것이라고 보는[11. 241; 『종교철학』 16. 28 참조] 체계 시기의 철학관은 중보자 예수에 대한 이해를 빼놓고서는 성립할 수 없다.

Ⅰ. 도덕의 교사 예수-주체적 종교와 객체적 종교. 청년 헤겔의 관심은 주로 예수라는 사람 그 자신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 동기는 프랑스 혁명으로 상징되는 근대의 정치 상황 속에서 기독교의 존재 의미를 '민중종교'의 관점에서 되묻는다는 것이다. 그는 계몽에서 유래하는 '지성과 기억'의 '객체적 종교'에 '심정과 상상력'의 '주체적 종교'를 대치시키고[『민중종교와 기독교』 1. 13ff.], "독일에서의 혁명"을 기대하게 만드는 칸트 철학[『서간집』(제1권) 23 참조]을 사용하여 예수를 주관주의적으로 해석한다. 고정화되고 기성화된 현실과 이상, 차안과 피안의 절대적 분리를 극복 · 화해시키고 생동하는 총체적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인간의 최고의 목적인 도덕"[『민중종교와 기독교』 1. 70f.]의 교사 예수에 의탁하여 구상된다.

『예수의 생애』에서는 초월적 권위를 부여 받은 이른바 〈선교의 예수〉는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대부분 흥미 없는 정도의 〈역사적 예수〉 상이 묘사된다. 유명한 최후의 만찬 장면에서 예수는 사도들에게 자신의 권위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는 절대적 종교의 창시자가 아니라 자율적 도덕을 설교하고 고뇌하는 한 사람의 교사이다[『청년기 신학논집』(놀) 126]. 『기독교의 실정성』에서는 이성을 부정하고 권위에 기초하여 제도화된 기독교가 '실정성'이라고 비판되고[1. 108ff., 131f.; 217ff. 참조], "인간 멸시의 시스템 이외의 어떤 것일 수 없다"[1. 188]고 단죄되는 데 반해, 예수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종교"를 가르치는[1. 139] 도덕의 교사로서 묘사된다.

Ⅱ. 사랑의 교사 예수-삶의 충만함과 사랑의 풍부함. 『기독교의 정신』의 예수는 이미 칸트의 도덕론의 교사가 아니다. 칸트는 차안과 피안의 대립관계, "삶의 분열"을 전제하고 있다고 비판되며, 본래 "주체와 객체의 종합"인 삶과 삶의 분열을 화해시키는 사랑의 힘을 설교하는 예수[『기독교의 정신』 1. 326f., 336]가 묘사된다. 예수는 '전일적인 것'인 삶과 분열된 현실의 삶[같은 책 1. 338f.]을 동일한 하나의 '삶'으로서 감지하는 것, 즉 "삶의 합일인 사랑"[같은 책 1. 394]을 설교하고 있는 것으로 된다. "전일적인 신성 속에 있는"[같은 책 1. 343] 삶과 "삶의 충만함, 사랑의 풍부함"[같은 책 1. 355]을 통해서 예수는 "인간 속의 신적인 것", "삶과 사랑에 의해서 합일되어 있는 공동체"[같은 책 1. 393]와 "사랑에서의 운명과의 화해"[같은 책 1. 346]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Ⅲ. 신의 죽음과 고뇌의 시-새로운 종교의 창설. 절대적인 것을 파악하는 철학이론의 구축을 시도하고 있던 예나 시대의 헤겔은 인간을 중심에 놓고 경험에만 자리 잡은 채 신을 사상하고 인간 이외의 모든 것을 객체로 간주하는 절대적 주관의 철학, 즉 칸트 철학에 의해서 말하자면 〈신의 죽음〉이 귀결된다고 말한다 [『신앙과 지식』 2.299]. 그는 이것을 "프로테스탄티즘의 고뇌의 시"의 산문화[같은 책 2. 294]라고 부른다.

그에 의하면 주관과 객관을 종합하고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을 매개하여 참으로 절대적인 것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무한성을 본질로 하는 '정신'에 의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신의 상징적인 형상이 정신을 본질로 하는 인간과 신의 동근원성을 매개하는 예수이다 [『예나 체계 Ⅲ』 GW 8. 280f.]. 헤겔은 "신의 죽음이라는 무한한 고통을 인내하는 가운데 기독교로부터 철학을 매개함으로써······ 새로운 종교"를 창설할 것[『로젠크란츠』 140f.]을 지향하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이미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동시에 철학이기도 한, 그리고 그런 까닭에 스스로의 체계구상에서 파악된 '종교'이다. 이리하여 신-인간인 예수는 절대적 정신을 정점으로 하는 헤겔의 철학체계의 핵심이자 역사상의 전환점으로 위치지어진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의해서 신의 죽음은 피안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신 개념을 극복하고, 인간의 주관적 자유를 개시하는 계기로 파악되기에 이른다. "사람의 아들로서 그리스도는 신의 아들이다. 신-인간에게 있어 피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이 개별적인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으로서, 결국 참다운 인간으로서 여겨진다"[『뉘른베르크 저작집』 4. 67]. 신의 죽음은 "죽음의 죽음"[『종교철학』 17.292ff.]인 것이다.

-자코타 유타카()

[네이버 지식백과] 예수 [Jesus, Christus]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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