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熱] (Wärme)
열의 본성과 관련하여 그것을 특별한 물질적 실체로 보는 열물질설과 열을 물질의 운동으로 파악하는 열운동설이 있고, 또한 그 중간 학설도 있었다. 열운동설은 17세기에, F. 베이컨, 보일(Robert Boyle 1627-91), 뉴턴 등에 의해서 전개되며, 18세기가 되면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s Ⅰ 1700-82)에 의해서 열운동설의 수학적 이론이 제창된다. 그러나 18세기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쳐 화학자를 중심으로 열물질설의 한 형태인 열소설이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 헤겔을 포함하여 열소설에 대한 비판도 존재했지만, 열물질설이 사라지는 것은 19세기 후반이다.
18세기에 연소를 물체 안에 포함되어 있는 연소(燃素, 플로기스톤)가 물체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하는 플로기스톤설이 유력했지만,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Antoine-Laurent Lavoisier 1743-94)는 이 플로기스톤설을 비판하고 새로운 연소이론을 수립하여,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 1733-1804)에 의해서 발견된 탈플로기스톤 가스, 결국 산소 가스를 산소와 열소(칼로릭)의 화합물로 보고 연소 때에 나오는 불꽃과 열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한 열소가 방출되는 것이라고 하여 열소를 화학원소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열소설은 열용량, 비열, 잠열의 개념과 결합한 열량 보존의 생각과 더불어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녔다.
요컨대 열소는 열량을 짊어지는 실체이며,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잠재화하거나 물체로부터 떨어져 열로서 나타나 온도 상승을 초래하거나 이동하거나 하는 것으로 되었다. 빛과 전기와 더불어 불가량적인 유체라고 생각되고 있었지만, 방사선과 광파동설을 매개로 하여 열소는 에테르의 진동이라는 열진동설이 19세기에 이르러 나타난다.
헤겔은 열소설에 비판적이다. 그는 열소설이 비열과 열용량으로부터 인도된 것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열소설은 경험적으로나 논리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하여 비판하고 있다. 헤겔은 열을 비중과 응집성이 현상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파악하고자 한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자연철학』 305절]. 이것은 예를 들면 용해열과 기화열과 같이 응집성의 변화에 열이 관계하거나 열에 의한 팽창 등과 같이 체적의 변화로부터 비중이 변화하거나 하는 현상에 의거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나오 마사루(稲生 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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