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 (Bild )
Bild라는 말은 많은 경우(헤겔의 경우도 포함하여) '마음속의 상'(오늘날 우리가 외래어로 말하는 이미지에 거의 상응하는 것) 또는 그림 등과 같은 형태로 표현된 '형상(形象)'을 뜻한다. 헤겔 『미학』에서의 문예론에는 그것들과는 다른 의미의 Bild도 등장한다.
Ⅰ. 심상. 헤겔에 따르면 '이론적(관조적) 정신'은 '직관하고→표상하며→사고한다'는 방식으로 변증법적으로 전개된다. 이것을 '보고→이미지를 떠올리고→생각한다'는 방식으로 우리 나름대로 바꿔 말하는 것도 어느 정도 허락될 것이다. 그 가운데 '표상한다'는 마음속의 느낌의 내용을 내면화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느낌의 내용을 지성은 우선 직관으로서 마음에 고정시키면서 내면성의 고유한 공간, 고유한 시간 속으로 들여온다.
이리하여 그것은 우선 (a) 자의적이고 우연적인 심상이며, 이러한 대자적인 심상은 잠정적이다. 그러나 (b) 지성은 단지 의식인 것이 아니라 주관이며, 규정하는 힘을 그것 자체에 (즉자적으로) 지닌다. 그러므로 심상은 지성 안에 내면화되어(기억되어) 의식되는 것 없이 보존되는 상태로 존재한다. (c) 이러한 추상적인 상태로 보존된 심상이 지금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상태로 되는 것이 상기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직관이 발동될 필요가 있다. 상기란 심상을 모종의 직관에로 관계짓는 것이다. 그것은 무매개적인 개별적 직관들을 형태(형식)의 면에서 일반적인(공통된) 것으로 분류하는 것, 요컨대 내용(내포)이 동일한 표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성의 수직갱 속에 지성의 단순한 소유물로서 저장되어 있던 심상은, 그러나 이제 자립되고, 심상과 직관은 나누어진다.
지성은 잠재되어 있는 자기의 소유물을 현재화시키는 힘을 지닌 권력이다. 지성 내에 잠재되어 있는 심상을 지성 내에, 그러나 현재화시키는 형태로 존재하게 만드는 일이 표상한다는 것이며, 이 단계에서 내적인 것은 지성 앞으로 세워질 수 있는 상태에 있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정신철학』 452-454절].
Ⅱ. 비유로서의 빌트(Bild). 『미학』의 '이상'이 예술미의 특수한 형식들로 전개되는 것을 논하고 있는 부문 내의 한 장에서 Metapher(은유)와 Gleichnis(직유)의 중간에 비유의 한 형태로서 Bild가 위치하여 이들의 같음과 다름이 논해지고 있다. Bild는 한편으로 은유를 상세히 한 비유이다. 다른 한편으로 직유와는 달리 Bild에서는 어떤 의미를 비유적으로 의미하는 구체적인 외적 형상 내지 사태가 그것으로서 명확하게 분리되어 추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컨대 Bild는 바로 이 외적 형상이 바로 이 내적 의미에 대응한다는 식으로 명확히 대조하여 볼 수 없는 그러한 종류의 비유이다[『미학』 13. 516-539]. -마스나리 다카시(增成隆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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