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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와 주체] (Substanz und Subjekt )

Ⅰ. 이 사전에는 Substanz에 관해서는 '실체(성) · 속성 · 우유성'이라는 항목이, 또한 Subjekt에 관해서는 '주관과 객관', '주어와 술어'라는 항목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Substanz와 Subjekt의 각각에 대해서는 위의 항목들을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특히 Subjekt에 관해 한 마디 하자면, 원래 그것은 원어에서는 다양한 의미를 역사적으로 분화시키면서도 그것들을 의식적 · 무의식적으로 포함한 한 단어이며, 헤겔 자신도 그러한 의미론적 전제에 서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그 자신의 문장에서 분명히 읽어낼 수 있다[예를 들면 Henrich (1978) 210-11을 참조]. 이 단어를 '주체'와 '주어'와 '주관'으로 나누어 옮겨야만 한다는 데 문제가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따로 고려되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본 항목에서는 오로지 Substanz와 Subjekt라는 두 개의 개념의 관련에 대해서만 기술하고자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이 관련은 '실체 · 주체설' 등과 같은 명칭 아래 헤겔 철학체계의 기본에 관한 문제로서 적어도 헤겔 철학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다룰 수밖에 없었던 것이며, 따라서 다양한 논의를 불러일으켜 왔다.

그러나 이 관련을 고찰하는 경우에도 헤겔이 이 개념들의 내포로서 위의 다른 항목들에서 기록된 것들에 충분히 근거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만 하며, 나아가 중요한 것으로서 명기해야만 하는 것은 이 두 개념 역시 철학 그 자체의 기초개념으로서 그리스 이래의 전통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헤겔이 이들을 사용하는 경우에 그 배후에 있는 사색의 역사(특히 그 개념들을 정초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 17세기의 철학에서의 그것들의 재확인에서 시작하여 계몽사상과 영국 경험론에 의해 제시된 그것들의 유효성에 대한 회의를 거쳐 칸트로부터 헤겔과 동시대의 철학자들에 의한 그것들에 대한 반성적 구명에 이르는 근세 철학사에서의 실체론과 주체론)를 깊이 의식하는 동시에 그것들 함축적으로 소재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특히 본 항목의 주체인 실체와 주체의 관련을 생각하는 경우에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Ⅱ. 실체와 주체의 관련에 관한 언급은 당연히 헤겔 저작의 곳곳에서 나타나지만, 양자의 관계를 단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의 체계구상이 거의 완성된 시기에 씌어지고, 이 두 개념과 그의 체계의 관계를 강하게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가장 중요한 동시에 "유명하게 된"[Glockner (1968) 431] 것은 다음의 문장이다.

① [Es kommt nach meiner Einsicht, welche sich nur durch die Darstellung des Systems selbst rechtfertigenmuß, alles darauf an,das Wahre nicht als Substanzsondern ebensosehr als Subjekt aufzufassen undauszudrücken.([오로지 체계 자체의 서술을 통해서만 정당화되어야만 하는 나의 통찰에 따르자면 모든 것의 관건이 되는 것은,] 참된 것은 실체로서가 아니라 그와 마찬가지로 주체로서도 파악되고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정신현상학』 3. 22-23] 그리고 이것을 보완하는 한 문장이 몇 쪽 뒤에서 발견된다.

② [Daß das Wahre nur als System wirklich oderdaß die Substanz wesentlich Subjekt ist, [ist in derVorstellung ausgedrückt, welche das Absolute als Geist ausspricht, - der erhabenste Begriff, und der derneuern Zeit und ihrer Religion angehört.]([참된 것은 오직 체계로서만 현실적이라는 것 또는] 실체는 본질적으로 주체라는 것은 [절대자를 정신으로 언표하는 표상 속에서 표현되는데, 정신은 가장 숭고한 개념으로서, 근대와 그의 종교에 속하는 것이다.])[같은 책 3. 28] 헤겔이 실체와 주체의 관련에 대해 생각하고 또 주장하고자 한 것은 함축적으로는 이 두 문장에 의해서 거의 다 드러난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관련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이 두 문장의 함의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탐구 과정에서 ①의 문장의 문장론적인 불완전을 지적하는 연구자도 있다(예를 들면 "nichtnicht nur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다음의 ebenso는 이해될 수 없다"는 주장[Röttges (1976) 29]과 nur를 괄호 속에 삽입한 문장을 들은 예[Glockner (1968) 431]도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정과 관련하여 이 부분의 외국어역에는 약간의 차이가 보인다(Bailie: ······ not as Substance but as Subject as wellMiller: ······ notonly as Substance, but equally as SubjectHyppolyte: ······ non comme substance, mais précisément aussicomme sujetとして······ だけでなく, としても······; 임석진: ······'실체'로서뿐만 아니라 '주체'로서도······.).

그러나 이와 같은 문장론적 구명은 문제의 본질적인 이해에 있어 지나치게 사소한 것으로서 도외시해도 좋을 것이다. 요컨대 여기서는 진리의 파악과 표현에 관해 실체와 주체가 등치되고 있는 것이다. 또는 양자가 동일화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실체와 주체의 동일화야말로 헤겔의 철학체계와 변증법적 사유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①의 문장은 "그의 철학의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함한······ 최고도로 압축된 추상적 설명"[Henrich (1978a) 204]이라든가 "전 저작의 요체"[Heinrichs (1974) 49]라고 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체와 주체의 등치 또는 동일화라는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것은 반드시 헤겔의 철학에 특유한 것은 아니며, 실체를 최초로 개념적으로 정식화한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이미 실체와 주체의 동일화가 행해지고 있었다는 것은 실체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예를 들면 『형이상학』 1017b, 1029a 등]에서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제 문제로 되는 것은 실체와 주체의 동일화에 포함된 헤겔의 독자적인 사유내용이지 않을 수 없다.

Ⅲ.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 것은 동일화와 동일성은 같지 않다는 것이다. 헤겔은 무조건적으로 '실체가 주체다'(동일성)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②에는 그와 같이 씌어져 있지만, 이것은 부문장이며 Vorstellung의 내용이다. 다만 "실체와 주체의 통일"[Röttges (1976) 29]이라든가 "실체는 주체이다", "주체는 실체이다"[Henrich (1978) 206, 212]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것도 있지만, 이것들이 간략 표현이라는 것은 그 문맥에 주의하면 분명하다.) 헤겔이 주장하는 것은 진리(이것은 절대자 · 정신 · 신 · 보편으로 치환되어도 좋다)의 파악 · 표현과 관련하여 실체와 주체가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동일화는 헤겔의 철학적 사유라는 얼거리에서 진리(절대자 등)를 매개로 하여 비로소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실체와 주체의 동일화는 실체의 주체화와 주체의 실체화이며, 따라서 우리는 그 결과로서 생기는 것을 "실체의 주체성과 주체의 실체성"[Glockner (1968) 434]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실체와 주체의 동일화에서 양자가 동등한 무게를 지닌다고 이해하는 연구자도 있긴 하지만, 헤겔의 사유 틀에서는 오히려 주체에 중점이 두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주체의 실체화'보다도 '실체의 주체화'가 중요시되어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의 기초에는 "어떠한 것이든 부정에 의해서 유동화하는" 활동이 있고, 이 활동이 매개에 다름 아니기 때문에 "어떠한 것이든 매개되지 않은 채로(직접적으로) 방치하지 않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참조 『정신현상학』 3. 36ff.].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 매개를 행하는 작용자가 주체이다. 따라서 주체는 모든 것을 유동화하는(그러므로 스스로도 운동한다) 운동체에 다름 아니다.

이에 반해 실체란 본래 '그것 자체로서 있는 부동체'이기 때문에, 이 실체를 주체로 전화시키는 것에서야말로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사변)의 본질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헤겔의 체계에서 참된 것(절대자 · 정신 · 신 등)은 바로 스스로를 부정하여 타자로 되고 타자인 것에서(그것을 부정하여) 스스로인 운동체이기 때문에, 참된 것은 당연히 주체로서 파악되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운동체 그 자체로서 그것은 실체이기도 하다(헤겔은 이것을 "살아 있는 실체"[『정신현상학』 3. 23]라고 부른다).

이상과 같이 생각하게 되면 ①의 문장의 Substanz를 Ansichsein으로, Subjekt를 Fürsichsein으로 바꿔 읽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Heinrichs (1974) 50]. 더욱이 "살아 있는 실체"로서 실체가 주체성을 획득하게 되면, 역으로 주체에 실체성이 주어지게도 되고, 주체가 실체화(실체로서 파악)되는 것이다[Henrich (1978a) 217f.].

Ⅳ. 이상이 '실체 · 주체설'에 대한 말하자면 체계적인 이해이다. 그러나 이것과 나란히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이에 대한 역사적 이해일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헤겔은 젊었을 적부터 철학사를 중요시했을 뿐 아니라 특히 자신의 철학체계를 구상함에 있어서 고대와 근세의 철학사를 근거로 하여 칸트 이후의 동시대의 철학설에 대해서 수용과 비판의 양면에서 대응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독자성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던 것은 예나 초기의 그의 저작들에서 분명히 읽어낼 수 있는 바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그의 학문적 태도가 '실체 · 주체설'에도 반영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며, 이 설의 근저에는 데카르트에서 시작되어 칸트를 거쳐 자기 자신에 이르는 철학적 사색의 역사에 대한 헤겔의 총괄과 대결이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개관하면, 데카르트와 스피노자라이프니츠로 대표되는 17세기 철학의 기저에 실체 개념이 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을 실체로 할 것인가'라는 점에서는 다양하게 생각되었고, 또한 거기서는 주체가 다양하게 출몰하며, 나아가 스피노자에 대한 헤겔의 복잡한 시선에도 주목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체 개념은 18세기 영국의 경험론에서 강하게 비판되어 흄에 이르러 소멸한다. 이 뒤를 이어 칸트는 초월론적(헤겔식으로 말하면 반성적) 철학의 지평에서 주체를 확립하고, 이 초월론적 주체(관)에서 범주로서 내재화되는 형태로 실체의 복권을 시도했다. 나아가 칸트는 초월론적 통각에서 데카르트에도 연결되는 방식으로 주체를 실체화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칸트 이후의 철학자들에 의해서 기본적으로 증폭될 뿐 아니라 17세기의 철학과는 다른 형태로 실체화의 움직임이 진전된다. 이와 같은 철학사를 시야에 넣고서 헤겔은 그것을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방향에서 변증법적 사변에 의한 체계구축에 전념하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그러나 기본적인 주제로서 실체와 주체의 관련에 주목했던 것이다. 이상과 같은 철학사적 문맥에 놓고 볼 때 헤겔의 '실체 · 주체설'은 흥미로운 모습을 보일 것이다.

-나카노 하지무( )

[네이버 지식백과] 실체와 주체 [實體-主體, Substanz und Subjekt]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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