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Vertrauen , Zutrauen)
내가 어떤 타자를 신뢰한다는 것은 "나의 대자존재를 그가 그것을 인정하고 그것이 그에게 목적과 본질이라는 식으로 내가 그 안에서 인식한다"[『정신현상학』 3. 406]는 것이다. 즉 그가 나의 존재를 인정해준다는 것을 나 자신의 확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뢰의 가장 소박한 존재방식이 '신앙'이다. 신앙한다는 의식은 신앙 대상 속에서 자기가 긍정되고 있다고 느끼고 그것과 일체가 된다. 헤겔은 또한 '애국심'[『법철학』 268절]에서 신뢰의 전형적인 본래적 모습을 본다. 즉 애국심의 심정에서 나는 국가에서 나의 이익이 지켜질 때 국가의 이익이 그대로 개별적인 나의 이익이기도 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는 의식이 거기에 속하는 인륜적 정신과 일체인 한에서 생생하게 숨 쉬는 것이어서, 의식이 고립화되어 단순한 개별성으로 될 때 그것은 인륜적 정신과의 통일이 상실되고 견고한 신뢰가 소멸되어 단순한 원칙으로 전락한다. -이사카 세이시(伊坂靑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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