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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Zeit)

헤겔의 시간론은 우선은 전통적인 시간론의 틀에 따라 '자연철학'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헤겔이 말하는 '자연'은 '정신'이 자기 자신을 파악하기에 이르기 전의 외면적 형태이며, 역으로 말하면 '자연'의 진실태는 '정신'이다. 따라서 시간론 역시 자연철학의 틀만이 아니라 정신철학의 틀에서도 파악되어야만 한다.

『엔치클로페디 · 자연철학』 서두에서 공간과 시간의 규정이 전개된다. 공간이란 자연의 최초의 직접적인 규정이며, 그 안에서 구별 가능한 '점'의 추상적 다수성이다. 점은 배타적이기 때문에 연속적이어야만 하는 공간의 부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점은 그것 자체가 공간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점에서 나타난 공간의 부정은 더 나아가 부정되어 있는 것으로 된다. 공간은 그것 자체에서 부정의 부정이다. 이리하여 점에서 공간의 계기들이 지양되고 공간의 진실태가 시간으로서 나타난다. 지양된 공간 즉 시간은 마찬가지로 점이면서도 지금이라는 점이다. 지금 · 점은 있을 때 이미 없고, 끊임없이 '이미 없음'과 '아직 없음' 사이에 있으며, 있음에서 없음으로의 끊임없는 이행또는 생성이다. 따라서 "시간은 다음과 같은 있음이다. 즉 그 있음은 있음으로써 있지 않고, 있지 않음으로써 있는 것이다. 그것은 직관된 생성이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자연철학』 258절].

그런데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이와 같은 시간은 '자연'의 규정의 일부임과 함께 '정신'의 규정의 일부이기도 해야만 한다. 후자의 관점에서 정신과 시간의 관계가 문제로 된다. 이 관계는 『정신현상학』에서 아주 응축되어 표현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신은 필연적으로 시간 안에서 현상한다. 정신은 스스로의 순수한 개념을 파악하지 않는 동안에는, 결국 시간을 근절시키지 않은 동안에는 시간 안에서 현상한다"[『정신현상학』 3. 584-5].

'정신'에서 보면, 시간은 '자연'에 속하는 한에서는 아직 외면적인 자기, 자기에 의해서 파악되어 있지 않은 자기이며, 자연의 영역에 속하는 한에서의 사물의 존재형식이다. 그러나 정신이 스스로를 파악(begreifen)하고 개념(Begriff)으로서의 존재방식에 이르게 되면, 정신은 자연의 영역의 시간형식을 지양한다. 이것이 '시간을 근절시킨다'는 표현의 의미이다. 그것은 정신이 시간을 넘어선 공상이라든가 신화라든가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 안에서 이 시간의 불가역성에 지배되지 않고 오히려 이 시간을 자유롭게 다루며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시간이 개념의 위력인 것이 아니며 또한 개념이 시간 안에 있는 것도 아니다. 개념은 시간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개념이 시간의 위력이다"[『엔치클로페디 같은 책』 258절]. 덧붙이자면, 또한 이것은 정신의 차원으로서의 '영원'이 초시간이라든가 무시간이라든가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성'이라는 차원으로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하시 료스케()

[네이버 지식백과] 시간 [時間, Zeit]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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