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책 처음으로 | 사전 | 자유게시판 | 회원자료 | 로그인

 
마르크스주의 | 인물 | 정치경제학 | 미학 | 철학 | 한국현대사회운동 | 한국사회주의운동가

       ■ 의견바로가기

[수2] (Zahl )

헤겔은 『논리의 학』의 '정량' 절에서 수의 개념을 주제로 하여 논의하는데, 그때 기본으로 놓여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수를 〈여럿의 일자로 이루어진 모임〉으로서 파악하는 그리스(아리스토텔레스, 유클리드 등) 이래의 견해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수가 (1) 단지 여럿의 일자(Eins)의 모임('모임의 수(Anzahl)')일 뿐만 아니라 (2) 그것 자신이 하나의 통일적이고 단일한 존재('통일성(Einheit)')이기도 하다는 이중의 논리적 계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임의 수와 통일성이 수의 계기를 이룬다"[『논리의 학』 5. 232-강조는 원전].

이와 같은 지적을 통해서 헤겔이 의도하는 것은 '수'에 이어서 전개되는 '외연량/내포량'에 관한 그의 서술을 아울러 참조함으로써 명확해진다. 즉 일반적으로 외연량이란 하나의 물체를 형성하는 부분들의 수와 또는 공간적인 연장의 크기, 시간적인 지속의 길이 등과 같이 서로 외재하는 부분들(단위들)이 얼마만큼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양이다. 다른 한편 내포량이란 그러한 상호외재적인 부분들로 이루어지는 전체가 아니라 그것 자체에서 일정한 내적(비-연장적)인 통일성을 이루고 있는 대상에 관해서 그 통일성이 얼마만큼의 강도와 힘을 지니는지를 나타내는 양이며, 구체적으로는 운동에너지와 압력과 같은 물리량 또는 음과 색채 등의 감각의 세기, 높이, 밝기와 같은 것이다[같은 책 5. 255ff. 참조].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대상이 양적인 관점에서 규정될 때 해당 대상은 오로지 단순한 상호외재적인 부분들의 다양성으로 환원된다고 간주되는 경향이 있지만, 위와 같은 구별에 근거하게 되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연량의 경우이며, 오히려 대상이 하나의 내적 통일성을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그와 같은 통일성 자체에 관한 척도를 설정하는 것이 문제로 되는 경우(내포량)도 있다는 것이 이해된다. 이러한 사정은 주어진 다양한 대상의 근저에서 '개념'의 내적 통일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헤겔의 기본적인 입장에 있어 그것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의의를 지니게 된다.

그러나 그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는 이와 같은 양에 관한 구별이 원래 수의 개념 자신의 두 계기에 뿌리박고 있다고(요컨대 외연량은 '모임의 수'의, 내포량은 '통일성'의 전개형태라고) 주장한다. "수는 모임의 수이며, 그런 한에서 외연량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또한 일자인바, 예를 들면 일자로서의 10(ein Zehn), 일자로서의 100이며, 이런 한에서 내포량으로의 이행 도상에 있다"[같은 책 5. 256]. 이와 같은 관점에서는 〈상호외재적인 다양성과 그 근저에 놓여 있는 내적 통일성〉이라는 구조가 외연량-내포량의 경우만이 아니라 그보다도 한층 더 기본적인 '수'의 범주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논리학적인 범주 전반의 가장 기초적인 내용 수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라는 점을 주장하고자 하는 헤겔의 입장이 나타난다.

더 나아가 이와 같은 '통일성'의 계기는 '수'의 경우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일까? 헤겔은 '수'의 '일자'로서의 성격을 이른바 '서수'의 개념에 연관시켜 설명한다. "수란 10, 100임과 동시에 수 체계에서의 열 번째 것, 백 번째 것이다" [같은 책 5. 260].

이 경우에 내포량에서 보이는 '통일성'과 수에서 보이는 '서수'의 성격이 어떻게 대응하는가 하는 문제는 그 자체로 좀더 검토가 필요하지만(이 점은 예를 들면 Deleuze(1968)에서 상세하게 논의되고 있다), 어쨌든 헤겔이 수를 하나의 '체계'라는 관점에서 파악하여 개별적인 수의 정의의 기초를 그 '모임의 수'로서의 측면보다 오히려 해당 수가 '체계' 내에서 어떠한 위치(순서)를 점하고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찾고자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주목할 만한 점이다(예를 들면 현재의 표준적인 자연수론-데데킨트 · 페아노의 공리계-에서 생각해도 개별적인 자연수는 0을 기점으로 하는 '후속자(successor)'로서 바로 상호간의 순서관계에 기초하여 정의되고 있으며, '모임의 수'로서의 측면은 이러한 순서관계로부터 파생된다. 이 점은 Russell (1903, 1919) 등을 참조).

일반적으로 이런 저런 논리적 개념들 안에서 다양성과 통일성이라는 대립적인 양계기가 놓여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통일성의 측에 비중을 두는 형태로 해당 개념의 내용을 다시 파악하고자 하는 헤겔의 이른바 '사변적'인 파악은 수 개념의 고찰에서 실제로 하나의 흥미로운 통찰을 낳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카모토 겐고()

[네이버 지식백과]  [數, Zahl]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 인접어

솔로비요프
송시열
송학
쇼펜하우어

수2
수단
수라와르디
수리논리학
수리철학
수사학

뒤로
■ 의견

 



HOME - 후원방법 안내 - CMS후원신청 - 취지문 - 사용 도움말 - 회원탈퇴하기

2002 노동자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 만들기 모임
120-702 서울시 중구 정동 22-2 경향신문 별관 202호 44
laborsboo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