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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Leben )

근원적 실재에 관한 헤겔의 직관 내용을 이루는 것. 즉 개별적인 것이 기계적으로 집합하여 전체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유기적 결합에 의해서 전체가 구성되고, 또한 이 전체에 의해서 개별적인 것이 자기의 존립을 얻는다는 직관이다. 유기체가 모델로서 생각되지만, 그 배후에는 당시 기계론적 자연관을 넘어서는 유기체적 자연관의 등장이 놓여 있다. 그러나 유기체만이 아니라 거기서의 파악이 전문분야로서의 생물학적 영역을 넘어서서 정신적 세계 전체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그것은 특히 초기의 프랑크푸르트 시대에 그의 사상의 중심적 위치를 점한다. 체계 시기에는 이 위치를 '정신'이 차지하게 되고, '정신'을 근원적 실재로 하는 그의 체계의 한 항목(예를 들면 자연철학에서의 유기체)을 이루는 데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신'을 형용할 때에도 이 말이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절대적 정신의 생명"은 "현실적인 자기로 되는 것, 자기에서 자기를 반성하는 것, 그리고 주체인 것이다"[『정신현상학』 3. 557]라고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앞의 직관은 예나 시대 이후에도 관철되고 있다.

이러한 직관은 초기의 프랑크푸르트 시대에 획득되었다.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의 연관을 포착하는 방식으로서 '철학'에서의 '반성' 입장에 대치되는 것이 '종교'에서의 '생'의 입장이다. '반성'은 '살아 있는 것'의 다양성을 통일과 대립의 두 부분에서 파악한다. 여기서 통일이란 유기조직(Organisation)이라고 불리는 것이며, 다양한 것을 유기화함으로써 대립을 배제한다. 그러나 '반성'은 통일 바깥에서 배제된 대립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통일 자체가 대립하는 것으로서 유한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반성'은 자기 바깥의 대립을 통일하고자 한다. 그리고 새로운 통일은 또 다시 대립을 발견하는 까닭에, 이 과정은 계속해서 진행된다. 그것은 유한한 것으로부터 무한한 것으로의 상승(Erhebung)이다.

이와 같은 과정은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이 절대적인 대립에 머무르는 까닭에 악무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무한은 다양성의 근저에서 '생'의 '외화(Äußerung)'로서의 성격을 발견함으로써만, 즉 "유한한 생으로부터 무한한 생으로의 상승"[『1800년 체계 단편』-『초기 신학 논집』(놀) 347]에서만 폐기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이 다름 아닌 종교이다. '종교'에서 포착된 '생'은 '무한한 생'으로서 '정신'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정신'의 입장에서 "생이란 결합과 비결합의 결합"[같은 책 348]이라고 정식화하고, 모든 개체의 다양성을 포괄하며, 모든 고정된 대립을 유동화시키고, 이 대립의 근저에서 계속해서 개체의 존립기반인 바의 근원적 통일을 발견하는 헤겔의 입장이 나타난다.

이러한 입장은 예나 시대 이후에도 헤겔 철학의 개별적인 부분들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철학의 전체 구조 그 자체를 보여준다. 즉 유한한 것을 넘어서서 이에 내재하는 무한성의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 개별적인 것이 전체에 삼켜져 버리는 식으로 해석하게 되면, 이 해석은 잘못이다. 생에서는 유한한 개별적인 것과 전체로서의 절대자와의 분열이 필연적이며, 이 분열을 통해서만 전체가 형성된다는 점이 파악되어야만 한다. "필연적인 분열은 영원히 대립하면서 자기를 형성하는 생의 하나의 구성요소이다. 총체성은 최고의 생명에서 최고의 분리로부터의 재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차이 논문』 2. 21f.]. 여기서 대립을 극복하고 총체성을 재생시키고자 하는 '철학의 욕구'가 생긴다. 생은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철학을 형성하고자 하는 헤겔의 작업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총체성을 재생시킨다는 것은 그것이 유한한 것에서 사전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유한한 것에서 고정된 자기를 유동화시키는 실천이 불가피하게 되는 것이다. 유한한 것의 실천이 총체성으로 향하는지의 여부가 문제로 된다. 헤겔은 그것들의 실천 결과가 '외적인 합목적성'인가, '내적인 합목적성'인가를 구별하고 있다. 전자는 '죽은 것'이며, 후자는 '살아 있는 것'이다[『논리의 학』 6. 476]. 전자에서, 즉 어떤 유한한 것에서 타자는 단순한 수단에 불과한 데 반해, 후자에서 그것들은 서로 전제함으로써 총체성 실현에로 향한다. 여기서 단순한 주관성을 넘어선 그것들의 상호주관성이 나타나는 것에 주목해야만 한다.

즉 이러한 상호주관성에 의해서 '살아 있는' 정신적 세계가 구성된다는 점에 헤겔의 자기 시대와의 대결 방향이 놓여 있으며, 현대와도 통하는 점이 있는 것이다.

-고즈 구니오()

[네이버 지식백과] 생(명) [生(命), Leben]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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