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2] (Dreieinigkeit )
Ⅰ. 삼성(三性)과 일성(一性). '삼위일체'는 원래 『신약성서』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다"[「요한복음」 14장 10절],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변호자인 성령"[같은 책 14장 26절] 등으로 기록되어 있던 신앙에서 유래한다. 그것이 헬레니즘 시대에 신플라톤주의의 강력한 영향하에 서서히 개념화된 것이지만, 그노시스파는 그리스도의 인격성을 부정하고, 오리게네스(Origenes 185/6-254)는 그리스도를 로고스의 육화(肉化)로 하며, 또 아레이오스(Areios 250년 경-336)는 그리스도를 아버지의 피조물의 지위로 내려놓았다. 이들 모두 플로티노스적인 '유출(emanatio)'의 색조가 짙었기 때문에 어째서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인지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와 같은 다양한 학설이 난립하는 가운데 세상에 퍼진 인심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니케아 공의회(325년)는 아버지와 아들이 '동질(ὁμούσιος)'이라는 것을 결정했지만, 물론 이것은 철학적 해결이 아니어서 그 후에도 논쟁은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우구스티누스는 『삼위일체론』을 저술하였는데, 여기서 그는 '유출'을 '파송(missio)'이라는 인격적 관계로 치환하여 아버지가 아들을 파송하고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성령이 파송되며, 이 세 개의 '위격(persona)'들은 모두 완전하고 무한하기 때문에 '불가분'이며, 유일한 신은 삼위에서 불가분하게 활동한다고 설파했지만, 이 진리는 계시에 의해서만 인식되는 오묘한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학설들에 비해 헤겔의 삼위일체론은 삼성과 일성의 양립문제를 '이념(Idee)'의 필연적 전개에 의해서 합리적으로 해명한다는 점에서 이채로움을 띠고 있다.
Ⅱ. 이념의 자기전개. 헤겔은 본래 종교를 절대적 이념의 하나의 형태로서 파악하고, 나아가 종교들의 궁극에 위치하는 '절대적 종교'의 원리가 삼위일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서는 '아버지'와 '아들', '성령'이 모두 이념에 다름 아니었다. 즉 "영원한 이념 자체에서의 신"은 자기동일성 안에 머물러 주관과 객관이 나누어져 있지 않은 "사유의 추상적 지평"이며 "아버지의 나라"라고 불린다[『종교철학』 17. 218].
그러나 추상적인 것은 구체적인 것을 사상한 결과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을 전제하며 타자에 자기를 열고 있다. 이념에서 독립적인 것으로서 해방되는 이 타자가 "세계 일반"이자 "아들의 나라"라고 불린다[같은 책 17.241, 243]. 그것은 자연과 유한한 정신의 세계이지만, 참된 모습에서는 '이념성[관념성](Idealität)'에 다름 아니다. 유한한 정신으로서의 인간의 본성이 "신의 아들"(신의 부정)로서의 그리스도의 죽음이라는 "부정의 부정"에 의해서 신의 본성과 화해하고 있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 "신도집단(Gemeinde)"이자 "영(Geist)의 나라"라고 불린다[같은 책 17. 300].
헤겔의 입장에서 보면, 기독교에서의 '성삼위일체'는 영원한 이념으로부터 유한한 실재세계가 갈라져 나오고 양자의 대립의 화해가 정신(Geist)에 의해서 자각되는 이념의 형식을 '아버지', '아들', '영'이라는 "천진난만하고 자연스러운 형식"에서 "비유적"으로 표현했던 것에 지나지 않으며[같은 책 17. 234], 옛 사람은 삼위일체의 참된 모습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같은 책 17. 236]. -마쓰이 요시카즈(松井良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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