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그 자체] (Sache selbst)
'이성'의 전개 속에서 대상적 현실이란 개개인의 활동의 총체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 명확하게 되면, 전체와 개체의 유기적 일체성이 자각적으로 파악될 수 있게 되고, 개인은 자기를 "완전히 실재적이라고 생각한다"[『정신현상학』 3. 292]. 이리하여 근대 시민사회(사적 상품생산사회)에서의 대자존재=즉자존재의 구명이 절대지의 주제가 된다. 관건은 개인의 활동이 '일'(작품)로서 있고, 상품으로서 자기실현을 완수해야만 한다는 데 놓여 있다.
전근대적 공동체 규제가 무너지고 개인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대로 실현을 도모한다(개인으로서 권리능력을 지닌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로운 개인의 성립은 상품생산에 의해서 가능하게 된 것이며, '일'은 시장에서 판매되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일에 관한 개인적 의식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일은 존재한다. 즉 일은 다른 개인들에 대해서 있다"[같은 책 3. 301]. 일은 활동의 주관적 의식의 면만이 아니라 그 객관적 존재의 면을 지닌다. 이것이 '사태 그 자체'이다. 개인은 자기실현을 완수하기 위해서 성실하게 일을 하고(상품을 생산하고), 이것을 시장에 내놓는다. 거기서 개인은 우선 사회적 유용노동 일반을 기준으로 하는 검증을 받는다. 나아가 시장가격은 개개인의 기획의 총체로서 형태가 만들어지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의해서 결정된다.
즉 사회적 분업의 유용한 한 단락으로 승인되는 데에 일의 실현이 있는 것이지만, 개개인의 일의 사회적 연관인 '사태 그 자체'는 서로 경쟁하는 개개인의 의도와 이런저런 생각을 넘어서서 하나의 사물의 운동으로서 나타날 뿐이다. "현실과 개인성의 침투"[같은 책 3. 304]는 다만 결과로서 대상적으로만 파악될 수 있을 뿐이다. '사태 그 자체'는 개개인의 활동의 연관이지만, 개개인의 의식적 통제 밖에 놓여 있다. 그것은 추상적인 일반자로서 다양한 활동의 각각에서 발견되며, 각각을 유용한 '일'이게 한다는 형태로 그것들의 술어일 수 있을 뿐이다(사회적 분업의 자연성장성). -구메 야스히로(粂 康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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