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것이란 일반적으로 보편적인 것, 객관적인 것과의 대조에서 특수한 것, 주관적인 것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는 그리스의 폴리스적 공공성의 해체 후의 로마 세계에서 사적인 것이 지배적으로 되어 이후 사적 이해관심이 전면적으로 확장되어 간다. 헤겔은 초기에 사적인 것을 공적인 것에 대한 날카로운 대립에서 묘사한다. 이 시기에 그것은 정치적 활동에 대한 경제적 행동, 시뜨와엥(시민, 공민)에 대한 부르주아, 공동선에 대한 자기의 선(사적 이해)과 같은 함의를 지니는바, 헤겔은 고대 그리스에 대한 동경으로부터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을 대신해버린 세계를 개탄하고 다시 한 번 공적 세계를 사적 세계로부터 순환시켜 재건하고자 하는 자세를 강하게 보였다[『자연법 논문』 2. 491ff.].

그러나 그 후 근대에 대한 평가와 특수성 · 주관성의 원리에 대한 평가가 높아져감에 따라 사적인 것에도 일정한 의의가 부여되어 간다. 예를 들면 사적 소유를 배제한 플라톤에 대한 통렬한 비판, 신앙과 양심 등에 관한 사적 생활의 일정한 자율의 승인 등이 그러하다. 『법철학』에서는 사람이 사적이라는 것은 그가 시민사회의 성원이라는 것, '욕구의 체계'의 내부에서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적 인격'[『법철학』 187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와 더불어 '사적 권리', 요컨대 사적 소유의 권리(추상법)와 '사적 복지', 요컨대 스스로가 선으로 삼는 것에 대한 배려(도덕)가 승인되며, 특수성의 원리에 따라 그것이 관철될 것도 요구된다.

그러나 그 관철이 곧바로 스스로를 다시 보편적인 것, 공적인 것으로 연결되도록 한다는 것이 헤겔의 논의이다. 시민사회의 사적 인격이 '국가적 마음가짐'을 갖춘 공적 인격으로 최종적으로 교양, 형성되는 것이 국가의 존립에 있어 불가결한 전제로 되지만, 부르주아와 시뜨와엥의 가교를 놓기 어려운 차이에 직면하여 좌절한 루소의 문제를 과연 헤겔이 극복할 수 있었는가 아닌가 하는 것이 문제로 될 것이다.

-사이토 쥰이치(齋藤純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