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2] (Kritik )
예나에서 1802년 초두부터 1803년 초여름까지 헤겔은 셸링과 함께 『철학비판지』를 편집, 발행하는 가운데 당시의 사상가들에 대한 비판 활동을 수행했다. 즉 그는 「의식의 사실」에서 인식의 확실성을 발견하는 철학자들,크룩, 슐체, 라인홀트 등을 비판하는 가운데 〈유한하고 제한된 인식이 자기부정을 초래하고 거기서 이성적인 인식이 개척된다〉는 논리를 확립하고 그러한 논리에서 〈주관성〉에 입각하는 칸트, 야코비, 피히테 등을 비판했던 것이다.
헤겔은 "문예와 학문의 어떠한 부문에서 행해지든 비판은 하나의 척도를 필요로 한다"[『철학적 비판의 본질』 2.171]는 데서 더 나아가 "철학적 비판에서도 철학 그 자체의 이념이 조건이자 전제이다"라고 주장했다. 확실히 여기서는 Fr. 슐레겔의 『뤼세움 단편』 「117」-"문예는 문예에 의해서만 비판될 수 있다"-의 반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 머무르지 않고 〈철학은 하나이다〉라는 헤겔에게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철학의 보편적인 이념〉의 표현을 보아야만 한다.
"철학이 오로지 하나이고 또 오로지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성이 오로지 하나라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같은 책 2. 172]. 헤겔에게 있어 비판은 〈절대적인 지〉의 이념을 전제해서만 객관적인 평가로서의 비판일 수 있었다. 비판은 일면적인 관점을 강요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분쇄도 거절도 아니다. 오히려 〈비판〉은 "참된 철학에 입문하는 길을 준비하는"[같은 책 2. 185] 것을 과제로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철학의 이념을 구현하는 〈철학체계〉가 미리 상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조건하에서만 제한성을 짊어진 사상이 자기부정을 초래하여 철학지가 개척되는 과정이 증명된다. 『정신현상학』에서 보이는 〈철학이 스스로를 음미하여 스스로를 준비한다〉는 것의 원형은 여기에 놓여 있다. -구리하라 다카시(栗原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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