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2] (Gleichnis)
헤겔에게 있어 상징이란 상징예술의 근본형식이며 무의식적인 것과 의식적인 것의 두 종류로 이루어진다. 후자는 비교(Vergleichung)라고 불리며 가장 넓은 의미의 비유에 해당된다. 이것은 외면으로부터 출발하는 우화, 비유이야기, 속담, 교훈시, 변신담 그리고, 내면으로부터 출발하는 수수께끼, 우의(알레고리) 및 넓은 의미의 비유(상적 표현), 결국 은유, 상, 협의의 비유(직유Gleichnis)로 차별화되어간다.
내면에서 출발하는 비교는 의미와 형태의 분리를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본질로 한다. 수수께끼는 표면적 형태 속에서 의외의 의미를 알아내도록 하여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며, 우의는 외적 꾸밈새를 헷갈리게 하면서도 처음부터 명료한 의미가 관철되도록 하는 데에 본령이 있다. 넓은 의미의 비유는 이 둘을 통합하여 의미와 형태의 관계를 직접적이고 필연적인 것으로 함으로써 성립한다.
은유에서 의미는 형태와의 차이를 아직 현재화시키지 않고 후자와 일체가 되어 직접적으로 주어지며, 시적 표현에서 생생한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된다. '눈물의 바다', '성난 바다', '보리를 타작해 탈곡 마당이 괴롭고 한탄스러울 때' 등. 상은 정밀한 은유라고도 말해지며, 한편의 상태에 존재하는 의미를 다른 편의 상태의 형태를 통해서 알기 쉽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예를 들면 괴테는 마호메트의 존재의 의미를 바위 사이에서 용출되는 샘물이 곧 유역을 넓혀 마을의 부를 증가시키고 모든 사람을 풍요의 환희에 젖게 만드는 강물에 비교했다. 그러나 여기서는 주체 그 자체가 상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의 행위의 소산, 그가 경험하는 사건이 상적으로 표현될 뿐이다.
협의의 비유, 직유는 의미와 그 형태의 양 측면을 각각에서 독립하여 표시하고, 동시에 양자의 관계를 '······처럼'과 '······에 닮게 하여' 등에 의해서 명시한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직유는 동일한 내용을 이중의 형식에서 반복하게 되는 일종의 중층법이다. 그러나 의미는 다양한 표상을 끌어당기는 실체적 중심이기도 하며, 세계를 중층적으로 파악하는 데 이바지한다.
직유의 의미대상이 감정인 경우 이것이 자연의 다른 대상들과 비교됨으로써 역으로 자신의 고통과 고뇌, 나아가서는 자기파멸까지도 객체시되고, 자기를 초월적 존재로 고양시키는 데에 효과를 발휘한다. 비유가 문예에서, 특히 근대에 이르러 많이 사용되게 되는 까닭이다[『미학』 제2부 제1장 참조]. -가나타 스스무(金田 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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