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가능성] (Wiederholbarkeit)
"사유의 절대적인 가능성은 우리가 전적으로 동일한 것으로서의 하나의 것을 여러 것에서 무한히 반복 가능하다는 것에 존립한다"[『제1논리학 요강』 4절]고 말한 것은 바르딜리이다. 즉 바르딜리에 따르면 "단위(또는 통일)로서의 A를 A, A, A, ······"라는 식으로 "여러 것에서", "무한히 반복 가능하다는 것" 또는 〈한없이 반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사유하는 것"이며[같은 책 7절], 또한 "A가 무한히 반복 가능하다는 것에서 A를 C 속에서도 설정할 수 있는 것", 바로 이것이 "A에 의해서 C를 파악하는 것, 또는 인식하는 것"이다[같은 책 8절].
그러나 헤겔은 '사유'와 '인식'을 이와 같이 '동일한 것'의 '반복가능성'이라고 파악하는 바르딜리의 견해에 대해서 근본적인 다름을 주장한다. 즉 헤겔에 따르면 "단순한 지성에서 A=B는 제1명제[A=A] 이상의 아무것도 언표하지 않는다. 즉 지성은 A가 B로서 설정되는 것을 단지 A의 반복으로서만 파악하는 것이다. 요컨대 지성은 오로지 동일성만을 고집하고, A가 B로서, 또는 B 속에서 설정되어 반복됨으로써 다른 것, 비-A가 설정되어 있다는 것, 나아가 이것이 A로서, 즉 비-A로서의 A로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사상하는 것이다"[『차이 논문』 2. 39].
헤겔에게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했던 것은 '동일성'이 언제나 그 속에 '비동일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지성'의 사유가 아니라 참된 사유인 '이성'의 사유는 '동일한 것'의 '반복가능성'에서가 아니라 '동일성'과 '비동일성'의 통일, 결국 "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같은 책 2. 96]에서 행해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다카야마 마모루(高山 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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