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신, 주물을 의미하는 Fetisch는 포르투갈 어 feitiço(주술, 마술의 뜻, 라틴 어 facticius[인조의, 모조의]에서 유래)로부터 전화된 말로서 원어는 15세기 후반 서아프리카의 흑인이 자연물, 인공물, 동물 등을 숭배하는 것을 본 포르투갈 인이 그것을 성자의 유물, 주부, 호부 등을 숭상하는 가톨릭의 페이티소('만들어진 것', '주문을 건 것'을 의미) 숭배와 연결함으로써 성립했다. Fetisch라는 말은 드 브로스(Charles de Brosses 1709-77)의 『주물신 숭배에 관하여(Du Culte des dieux Fétiches, 1760. 독역 1785)』 이래로 일반에 유포되었다고 말해진다.

청년기의 헤겔이 물신을 문제로 삼는 것은 칸트의 종교론의 구도를 수용하여 덕행만을 신에 대한 예배로 하는 '이성종교'의 입장에서 선의지 이외의 것에 의해서 신의 의지에 들고자 하는 신앙을 '주물신앙(Fetischglaube)'으로서 배격하는 관점에서이다[『민중종교와 기독교』 1. 28].

그러나 후기의 헤겔은 물신을 사태에 입각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도마 위에 올린다. (1) 『역사철학』에서는 포르투갈 어의 원어와의 관련에 근거하여 흑인에 의해서 수호신이 되는 것이 물신으로 되며, 그것 자체가 흑인의 "초자연적 힘이 직관의 형태로 대상화"된 것이라고 규정된다[12. 123]. (2) 『종교철학』에서는 흑인의 종교를 포함하는자연종교의 최초의 형태에서 신으로 되는 모든 것이 물신으로 파악된다[16. 294]. (3) 나아가 물신은 드 브로스적으로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 사회현상으로서도 다시 파악된다.

"물신은 모든 민족에 있어 존재하고, 또한 어떠한 개인에게서도 존재한다"[16. 295]. 흑인의 종교에 관한 정보원은 콩고에서 선교한 카바치(Giovanni Antonio Cavazzi ?-1692)인데[16. 298], 궁극적으로 헤겔은 물신을 욕망, 원망 등에 의한 인간의 자기 주박의 징표라고 파악하고 그로부터의 해방을 철학을 통해 시도했다.

-다케무라 기치로(竹村喜一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