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판단] (das unendliche Urteil )
헤겔이 무한판단을 논하는 것은 대체로 『예나 체계 Ⅱ』가 최초이다. 거기서 무한판단은 부정판단을 한층 더 철저화한 부정의 판단, 술어가 속하는 좀더 고차적인 영역을 부정하는 판단이다[GW 7. 88]. 예를 들면 "감정은 빨간색을 갖지 않는다(Das Gefühl hat nicht eine rote Farbe)"는 무한판단에서는 술어(빨간색)가 속해 있는 좀더 고차적인 영역(색 일반)이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헤겔은 무한판단의 문법적 형식 "어떤 것은 비-A이다"에 얽매여 있지 않다.) 이와 같은 무한판단에는 주어와 술어를 분리하는 부정적 측면뿐만 아니라 주어와 술어를 자립적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논리의 학』에서는 이러한 긍정적 측면이 '긍정적 무한판단'으로서 명시된다. 주어에 관계하는 "개별은 개별적이다", 술어에 관계하는 "보편은 보편적이다"가 긍정적 무한판단이다. 이에 반해 앞에서 말한 무한판단은 "부정적 무한판단"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이것은 "부정적 무한(das Negativ-Unendliche)"[6. 324] 결국 악무한이며 "판단이라는 형식이 지양된 판단"[같은 곳]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또한 부정판단-무한판단의 관계는 민사소송-범죄[『논리의 학』 6. 325; 『법철학』 95절], 질병-죽음[『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173절 「보론」], 사용-양도[『법철학』 53절] 등의 논리적인 분석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헤겔의 변증법 논리에 따르면 절대적 구별은 절대적 동일성이다. 그러므로 무한판단에서 주어와 술어가 절대적으로 구별될 때 주어와 술어는 또한 절대적 동일의 관계에 서게 된다. 『정신현상학』에서는 그와 같은 무한판단으로서 "자기는 사물이다"[3. 260; 3. 577 참조], "사물은 자아다"[3. 577]가 등장한다. 헤겔은 이런 종류의 무한판단을 사변명제, 절대적 판단, 근원분할이라고 부르지만, 이런 종류의 무한판단은 진무한을 표현하고 있으며, 헤겔 철학의 근본사상의 표현에 불가결한 것이다. -이리에 유키오(入江幸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