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 Indifferenz)
1801년에 출판된 『나의 철학 체계의 서술』에서 셸링은 동일철학을 주장하게 되지만, '무차별'은 그 속에서 주관과 객관의 동일성을 표현하는 말로서 사용되었다. 이 『서술』 직후에 헤겔의 『차이 논문』이 출판된다. 셸링 철학의 묘사에 해당되는 3장에서 무차별이 셸링 철학의 원리로서 언급되고 있다. "절대적인 것은 주관과 객관의 절대적인 무차별점으로서 양자를 자기 안에 포함하며, 양자를 산출하고, 그리고 양자 안으로부터 자기를 산출한다"[2. 94]. 주관과 객관의 무차별은 체계의 원리이자 그 귀결이다. 주관과 객관의 모든 차이가 그로부터 생기고 거기로 수렴되어간다. 그런 한에서 그것은 '점'이라는 형태를 취하여 존재한다.
다만 이 무렵의 헤겔이 셸링과 〈주관과 객관의 동일성〉이라는 체계의 원리를 공유하고 있었다고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헤겔은 자신의 철학의 방법에 관해 말하는 경우에는 (예를 들면 『차이 논문』의 1장) 굳이 '절대적 동일성'이라는 말을 선택하여 무차별이라는 표현은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다.
『자연법 논문』에 이르면 무차별이 헤겔 고유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우선 무차별은 단지 주관과 객관의 무차별이 아니게 되고 모든 다수적인 것의 무차별을 의미하게 된다. 나아가 "절대적인 것이란 무차별과 관계의 통일"[2. 457]이라는 표현에서 보이듯이 무차별이라는 것이 무차별하지 않은 것(관계 · 다수성 · 차이 등)과의 관계에서 한정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요컨대 무차별이 반드시 그대로 절대적인 것을 표현하는 말은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후 무차별이라는 말은 텍스트에서 그다지 모습을 볼 수 없게 되며, 개념으로서의 중요도도 낮아진다. 『논리학』에서는 존재론의 마지막에서 다루어지지만, 예전의 논의를 이어받은 고찰은 아니다. -하라사키 미치히코(原崎道彦)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