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Grab)
헤겔에서의 '무덤' 관념은 대부분의 경우 정신의 소생이라는 문제와 모종의 연관을 지니고 있다. 무덤이 죽은 자가 잠들어 있는 영원한 어둠의 세계인가 아니면 살아 있는 자가 영원한 삶에 도달하는 과정의 통과점인가 하는 문제는 최종적으로는 신의 아들 예수의 부활 문제로 귀착한다. "헤라클레스가 화형의 장작더미를 통과했듯이 신이 되는 자도 무덤을 통과해서만 신-인간으로 높아졌다"[『기독교의 정신』 1. 409f.].
헤겔의 기독교에 대한 태도는 베른 시대, 프랑크푸르트 시대, 예나 시대에 저마다 변하지만, 그것은 무덤에서 되살아나는 정신의 생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앞의 구절에서도 계속해서 예수의 부활이 헤라클레스와 대비되어 논해지고 있다. 헤겔에서 무덤은 개념으로서는 자주 사용되지 않지만, 사태로서 그것은 '죽음'과 '영원'의 문제 또는 '부정성'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하시 료스케(大橋良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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