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Schwere)
'무게' 또는 '중력'은 '물질(Materie)'의 본질을 의미한다. 헤겔 자연철학에서 '물질'은 '상호외재'하는 존재자로서 이 '상호외재'라는 존재방식을 떠받치는 '반발(Repulsion)'과 '견인(Attraktion)'의 두 계기에서 생각된다. (전자의 계기만으로는 무한한 소산이, 그리고 후자의 계기만으로는 무한한 응집이 가능할 뿐으로, 복수의 물질로 이루어지는 역학적 세계는 구성될 수 없다.) '물질'은 이 두 계기의 통일인바, 이 통일은 우선 '상호외재'하는 존재자라는 규정밖에 지니지 않는 '물질' 자신에서가 아니라 그 바깥에 그것들의 연관을 가능하게 하는 '중심점(Mittelpunkt)'으로서 실재한다. '물질'은 '반발'과 '견인'의 긴장관계에서야 비로소 '상호외재'하는 복수의 물질이라는 모습을 지니고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무게'란 '물질'의 본질을 규정하는 이 긴장관계 또는 '중심점으로의 노력(Streben)'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무게'는 '자립적'임을 가장하는 '물질'의 "비자립성의 고백, 결국 모순 고백"이다. '무게'에 관련한 헤겔의 칸트 비판은 헤겔 자연철학의 기본 성격을 아는 데서 한 번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헤겔에 따르면 칸트는 그의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원리』(1786)에서 '물질의 개념'을 문제 삼음으로써 "자연철학의 개념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는 '반발'과 '견인'으로부터 '물질'이 생긴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뉴턴 역학에 이끌려) 이 각각을 무언가 확고한 것으로서 고정화시키고 '반발'과 '견인'에 대해 '물질'을 그것들이 그에 귀속되는 것으로서 전제하고 말았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자연철학』 262절]. '자연철학'에서 '유한적 역학'(endlicheMechanik)에 속하는 이 부분은 '논리학'의 '기계적 과정'[『논리의 학』], '차이적 기계적 연관'(differenterMechanismus)[『엔치클로페디 논리학』]에 정확히 대응한다. -마쓰모토 마사오(松本正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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