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對立] (Entgegensetzung , Gegensatz )
"대립이란 동일성과 상이성의 통일이다"[『논리의 학』 6. 55]-이것이 헤겔의 '대립'에 대한 정의이다.
상이한(차이 있는) 다양한 것들은 그것이 '동일'한 사항에 관계하는 것이 아닌 한에서 아무리 다양하다 하더라도 '대립'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다양한 식물은 실로 가지각색으로 다른 형태와 색과 향기를 지니고서 존재한다. 하지만 ('차이(다양성)'에 관한 한) 여기에 '대립'은 없다. 그러나 '동일'한 장미꽃이 〈빨갛다〉와 동시에 〈파랗다〉고 〈파악되었다〉고 하면 이것은 '모순'이고 '대립'이다. '대립'이란 어느 경우에도 이러한 의미에서의 '동일성과 상이성의 통일'이며, 좀더 말하자면 그러한 것으로서의 〈파악방식〉의 '대립'인 것이다.
이러한 '대립'이 헤겔 철학에서는 특유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헤겔은 특히 사물의 '본질'에 관하여 이러한 '대립'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헤겔에 따르면 '자기동일적'인 '본질'에 관해서는 언제나 각각이 일면의 올바름을 지닌 〈상이한 파악방식〉이 성립할 수 있다. 요컨대 언제나 '대립'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립'은 '동일한' 사항에 관한 두 가지 모두 올바른 〈파악방식〉의 양립으로 간주되는 한 '이율배반'이자 '모순'이다. 그리고 사실 '본질'이란 이러한 '대립'을 매개로 하여, 즉 '대립'하는 〈상이한 파악방식〉의 각자 나름의 〈올바름〉을 종합함으로써('이율배반' 또는 '모순'의 해소) 그 자체가 '변증법적으로' 〈설정되는〉 것이다.
좀더 일반화하여 말하자면 이렇게 '대립'을 매개로 하여 '진리'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이며 '이성'이고[『차이 논문』 2. 20 이하], 또한 이 '진리'야말로 '정신'이고 '절대자'이다. '대립'이란 이리하여 헤겔 철학의 가장 중요한 개념들의 불가결한 계기인 것이다. -다카야마 마모루(高山 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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