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Reich)
국가(Staat)와 구별된 나라란 '신성로마제국(Heiliges Römisches Reich Deutscher Nation, 962-1806)'을 가리킨다. 청년 헤겔에게 있어 이런 의미에서의 나라는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소멸한 것과 같았다. 실재하는 것은 분립한 영방국가(Landstaaten)와 신분들(Stände) 뿐이며, "독일은 이미 국가가 아니다"[『독일 헌법론』 1. 461]라는 것이다. 이 말은 신성로마제국을 대신하는 국민국가에 대한 헤겔의 갈망을 표현하고 있다.
헤겔이 나라에서 추구하는 본질적 특성은 "모든 정의의 근원으로서의 힘을 지니는 보편성"[같은 책 1. 459]이다. 하지만 영방국가가 주장하는 정의는 〈독일적 자유〉에서 유래하는 사적 권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독일이 나라일 가능성을 잘라버린 것은 이 봉건제의 원리 그 자체가 아니라 영방의 과도한 강대화이다. 이후에 나라의 이상은 대의제도에 기초한 입헌군주제로 된다. 또한 기독교의 '신의 나라'를 헤겔은 '아버지의 나라'와 '아들의 나라'와 '영(정신)의 나라'로 단계화하고 있다[『종교철학』 17. 218f.]. 유(類)의 관점에서 모든 국가체제를 규정하는 헤겔의 '국가의 이념'은 이 정신의 나라(Reich des Geistes)의 개념에 의해 보증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고바야시 야스마사(小林靖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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