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기] (Verstellung)
『정신현상학』에서 헤겔이 '도덕적 세계관'의 자기모순을 비판할 때의 말. '도덕적 세계관'이란 인륜적인 세계의 실재성을 자기 자신 안에서 의식하는 자기를 확신하는 정신의 입장이며, 역사적으로는 칸트의 실천철학의 입장을 가리킨다. 이 입장은 한편으로 자기를 확신하는 능동적 의식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대상적인 세계에 관한 의식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양자의 관계에 관해서 몇 가지 모순을 지닌다. 그 모순의 표현이 헤겔에 따르면 칸트의 요청론이다.
신의 현존재 요청에는 도덕과 자연의 불일치가, 영혼의 불사 요청에는 이성과 감성의 대립이, 그리고 마찬가지로 신의 현존재 요청에는 또한 도덕적 의무의 절대성과 상대성의 대립이 숨어 있다. 요컨대 "도덕적 세계관이란 무사상적인 모순들의 소굴 전체이다"[3. 453]. 그리하여 이러한 의식은 거기에 포함된 계기를 종합함 없이 제멋대로 '꾸미기'하여 주장하게 된다. 예를 들면 도덕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행동의 동기로 하면서도 최고선을 요청할 때에는 양자의 일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기쿠치 에이요시(菊地惠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