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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2] (Grund )

헤겔은 '근거'에 관한 고찰을 『논리의 학』 '본질론'의 '근거' 장에서 상세하게 전개하고 있는데, 거기서 기본이 되는 논점은 일반적으로 '근거'에 의해서 설명되는 것='근거지어진 것'과 '근거' 그 자신과의 사이에서 성립하는 관계('근거관계')는 그가 말하는 의미에서의 '반성(Reflexion)' 관계의 한 사례라는 것이다.

즉 헤겔에 따르면 '근거'와 '근거지어진 것'은 (1) 서로 대립하면서도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모두 타자를 전제로 하는 데서 비로소 존립할 수 있으며, (3) 나아가 오히려 각각은 자기 자신 안에 타자를 갖추고 있고, 그것 자체가 서로 대립하는 양항의 '총체성'으로서 성립하고 있다.

"근거지어진 것은······ ① 한편으로 스스로를 정립된 것[=근거지어진 것]으로 하지만, ② 동시에 근거를 정립하는 것이기도 하다. 근거 그 자신도 또한 이상과 동일한 운동이다. 즉 그것은······ 어떤 것의 근거가 되지만, 여기서 그것은 ③ 정립된 것으로서 존재하고, ④ 동시에 또한 비로소 근거로서 현존하게 된다"[『논리의 학』 6. 97]. 이와 같은 구조를 지니는 '근거관계'의 알기 쉬운 예를 들자면, 어떤 약품에 의해서 잠들게 되는 경우에 이 현상('근거지어지는 것')을 약품이 지니는 '잠들게 하는 힘'('근거')의 발현으로서 설명하는 것과 같은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이다(이것은 물론 공허한 것이지만, 헤겔은 일반적으로 '근거'에 의한 설명은 어느 정도까지는 이러한 동어반복적인 성격을 피할 수 없다고 간주한다).

이상과 같은 고찰을 기초로 하여 구체적으로 헤겔은 '본질(essentia)'을 비롯한 전통적인 형이상학의 기본 범주들의 내용을 이와 같은 '반성' 관계로서의 '근거관계'라는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바로잡고자 하고 있다. 즉 '근거' 장의 서두에 있는 "본질은 자기 자신을 근거로서 규정한다"[같은 책 6. 80]는 한 문장에서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대로 우선 그는 일반적으로 '본질'과 그것을 구현하는 대상의 '현존재(Dasein)' 사이의 관계를 '근거'와 '근거지어진 것' 간의 '반성'관계로서 파악하고 있다[같은 책 6. 97 참조].

나아가 또한 '근거' 장-이것은 'A. 절대적 근거', 'B. 규정된 근거', 'C. 제약'의 세 절로 이루어진다-의 A에서 헤겔은 '형상(형식)-질료' '형식-내용'이라는 '본질'과 연결된 전통적 형이상학의 기본적 범주들을 다루어, 이것들에서 양항 간의 관계 역시 '반성'으로서의 '근거관계'라고 하며, 실제로 이 범주들 자체가 '근거관계'의 논리적 내용 그 자체로부터 도출되는 것으로 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다른 한편 B에서는 '근거관계'의 종류가 좀더 상세하게 구별되어 ① '근거지어지는 것'과 '근거'가 공허한 동일성을 형성하는 경우로서의 '형식적 근거', ② 후자가 전자에서의 일면적이고 불충분한 '근거'일 수밖에 없는 경우로서의 '실재적 근거', ③ 나아가 이상의 두 가지 유형의 '근거'의 통일인 '완전한 근거'라는 세 가지가 구별되지만, 그 경우 예를 들면 ①의 예로서는 물리학에서 나타나는 '인력' 개념이, 또한 ②의 예로서는 법철학적인 '형벌' 개념이 각각 다루어지고 있고, 이것들 모두가 결국 위에서 살펴본 '반성' 관계를 체현하는 것으로서 고찰된다.

헤겔에 따르면 '근거관계'에서는 대립하는 양항의 각각이 타자 속에서 나타나는('가현하는(scheinen)'), 앞에서 본 것과 같은 운동이 반복될 뿐이어서, 양항의 동일성은 그것 자체로는 이 운동 속에서 실현되지 못하며, 오히려 그것은 이 운동의 피안에서, 혹은 양항의 대립 그 자체의 근저에서 그것의 좀더 기초적인 '근거'로서-'기저(Grundlage)'로서의 '본질' 그 자체로서-현전하는 데 불과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근거관계'는 아직 유한하고 불완전한 것이며, 본래 그것은 '개념'의 입장에서 실현되는 참된 매개관계(추론적 연결)로 향하여 극복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 입각한다면, '본질'을 비롯한 형이상학적인 범주를 '근거관계'로서 해석하고자 하는 헤겔의 시도는 동시에 또한 이 범주들의 내용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그것들이 그가 말하는 의미에서의 '개념'으로서 다시 파악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증시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사적으로 보면, '근거-근거지어진 것'이라는 맞짝개념은 라이프니츠 이래 볼프학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이유(ratio)-이유지어진 것(rationatum)'에 입각한 것이지만(이 관계는 세계 내부에서 시간적으로 서로 계기하는 또는 병존하는 것과 같은 사태들 사이에 성립하는 넓은 의미에서의 이유짓기의 관계[인과관계와 논리적 귀결관계]이지만, 그 경우 하나의 사태의 생기를 이유짓는 사태들의 총체가 이른바 '충분한 이유=충족근거'로 간주된다), 그러나 '본질'과 '형상-질료'와 같은 범주의 내용을 이 관계에 의해서 설명하고자 하는 관점은 거기서는 보이지 않으며[Baumgarten 1779 참조], 이런 점에서 헤겔의 독자적인 착상을 인정할 수 있다.

-오카모토 겐고()

[네이버 지식백과] 근거 [根據, Grund]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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