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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Griechen )

헤겔의 그리스에 대한 관심은 그 김나지움 시대부터 사상편력의 끝에 이르기까지 헤겔 사상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는데, 그것은 단지 좁은 의미의 철학이론만이 아니라 폭넓게 정치, 종교, 문화 등 전 영역에 걸쳐 있었다. 그러나 그의 그리스관은 반드시 한 가지 모습인 것이 아니라 그의 사상형성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화한다. 그 변화과정은 요컨대 헤겔의 사상발전의 궤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청년 헤겔에게 그리스는 무엇보다 우선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동경이 최초로 사상으로서 결실된 『민중종교와 기독교』(1792/3-4)는 17세기 이래의 '고대 근대 논쟁'을 이어 받은 가르베, 특히 헤르더의 영향하에 그리스(고대)를 모범으로 한 기독교(근대) 또는 계몽적 지성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그리스적인 민중종교의 부흥을 구상했던 것이다. 그것은 "모든 면에서 인간의 힘과 서로 뒤얽혀 가장 심오한 곳에서 가장 자주적인 노력에도 반영되어 있는 영혼의 습관"[『기독교의 실정성』 1. 203]으로서 그리스 인들 속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종교"[같은 곳]이다.

그러나 동시에 헤겔은 이미 『기독교의 실정성』(1795)에서 이와 같은 "자유로운 민중"을 위한 종교를 회복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도달한다. "그리스와 로마의 종교는 오직 자유로운 민중을 위한 종교일 뿐이었다"[같은 책 1. 204]. 그리고 귀족계급의 발생과 더불어 부의 불평등이 일어나고, 자유로운 민중의 영혼 속에서 자신이 그것을 위해 살고 그것을 위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국가상이 사라져버리며, 국민의 모든 목적, 모든 활동이 오로지 개인적인 사항으로만 향하고, 하나의 전체, 하나의 이념에 대한 관계를 잃어버리는 것과 더불어, 민족이 자유를 상실하고 나아가 자유로운 민중을 위한 종교도 그 의미와 힘, 타당성을 잃고 기독교의 침입이라는 "경탄할 만한 혁명"[같은 곳]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은 헤겔의 역사적인 것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심화시키는 것으로 되었다.

헤겔은 『자연법 논문』, 『인륜의 체계』 무렵까지는 그리스의 인륜적 세계의 붕괴를 한탄하고 있었지만, 「예나 정신철학」(1805-06)에 이르면 그 붕괴가 역사적 필연이자 좀더 고차적인 원리의 도래를 알리는 사태로서 받아들인다. 헤겔에 따르면 "보편과 개별의 직접적 통일"[『예나 체계 Ⅲ』 GW 8. 263]인 그리스의 아름다운 행복한 인륜의 나라는 "절대적 개별성의 원리"를 결여하고 있다. 이 원리야말로 "고대의 사람들이 그리고 플라톤이 알지 못했던 근대의 좀더 고차적인 원리이다"[같은 곳].

『정신현상학』에서는 이미 그리스의 폴리스가 이상향이 아니며, 그 아름다운 인륜도 "자연의 무의식적인 휴식이면서 정신의 맹목적인 휴식 아닌 휴식"[『정신현상학』 3. 354]이라는 중간적인 것인 까닭에 모순과 파멸의 맹아를 포함하는 것이자 필연적으로 몰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헤겔은 '안티고네'가 결연히 국법을 어기고 개별성(가족, 여성)을 선택했을 때 아름다운 폴리스는 붕괴하고 비극은 희극이 되며 로마의 법적 상태가 임박했음을 예감했다.

『역사철학』, 『철학사』에 이르면 그것이 좀더 분명하게 보인다. 그리스 인은 밖에서 온 것에 그리스 고유의 자유와 미, 정신을 주입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들어냈지만, 헤겔은 그러한 그리스 정신을 "미의 중간(Mitteder Schönheit)"[『철학사』 18. 176]이라고 특징지었다. 그것은 정신이 자연 가운데 몰입하여 자연과의 실체적 통일 속에 있는 동양의 입장과 순수한 자기 확실성으로서 무한한 주관성의 입장인 서양 근대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이다. 그리스 인은 자연으로부터 출발하지만, 동양에서처럼 자연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정신에 의해서 세워진 존재로 한다. 그런 한에서 정신이 첫 번째 것이고 자연은 그것의 표현이지만, 그 정신은 아직 자연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제약된 것이다.

그들이 일이 있을 때 찾아가 행동의 지침으로 삼은 델포이의 신탁도 신전에서의 무녀들의 영감에 가득 찬 춤을 만티스(해석자)가 의미 부여한 것이었다(그리스 인은 언제나 자연적인 것의 해석과 해명을 구했다). 그러한 그리스의 "아름다운 개성"[『역사철학』 12. 293]에서는 인륜적인 것이 그대로 개인의 감각, 존재, 의욕으로 되고 있었다. 그것의 타락과 붕괴는 도덕성, 자기 자신의 반성, 내면성이라는 주관성의 요소가 표면에 나타남으로써 시작된다. 그것에 손을 빌려준 것이 소피스트이자 소크라테스였다. 특히 스스로의 다이몬의 목소리를 따를 것을 권고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국가에게는 큰 죄인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로마 제국에 넘겨주는 역할을 수행한 것은 알렉산더 대왕이었다.

-다케다 죠지로()

[네이버 지식백과] 그리스 [Griechen]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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