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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론觀念論] ( Idealismus)

헤겔의 철학적 입장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본래 18세기에 라틴 어 idea에서 유래하는 독일어 Ideal(이상)에서 파생적으로 성립했다. 그러나 헤겔의 경우에 '이상'은 빙켈만 이래의 용법에 따라서 예술미와 등치되고 '관념론'은 오히려 그것과 동일한 어원을 지니는 '이념(Idee)'과 깊은 내용적 연관을 지닌다. 이것은 이념을 플라톤적 의미에서의 보편개념으로 이해하는 독일적 전통 안에 있는 것이며, 헤겔의 철학적 관념론이 이데아론의 전통을 특히 논리적인 관점에서 계승하고자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이 개념이 특정한 철학이론 내지 체계를 그 형이상학적 · 인식론적 입장에서 분류하는 명칭으로서 사용되기 시작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칸트 이후의 일이며, 그 내용 이해에서도 칸트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헤겔의 경우에도 "관념론이란 사유적 존재자 이외에 어떠한 존재자도 없다는 주장이다"라는 칸트의 초월론적 관념론의 규정이 출발점에 놓여 있다. 그러나 헤겔이 이해하는 사유적 존재자는 이미 칸트에서처럼 초월론적 주관이 아니라 절대자로서의 이념 또는 정신이다. 헤겔은 이미 칸트가 머물렀던 유한의 입장을 넘어선 곳에서 절대자의 관념론적 형이상학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Ⅰ. 관념론의 본질. 그 어원상의 연관이 이미 시사하는 것처럼 이념의 절대성에 대한 인식이 관념론의 본질을 이룬다. 즉 헤겔이 이해하는 관념론은 바로 "보편적이자 하나인 이념"[『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213절]을 "절대자"[같은 곳]로 파악하고, 그것을 근본원리로 하여 모든 현실을 이해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관념론의 입장에 따르면 "모든 현실은 이념이다"[『뉘른베르크 저작집』 4. 165]. 그런데 이렇듯 일체의 현실을 절대자=이념의 계기로 간주하는 데서 관념론이 성립하는 한, 유한자의 절대성에 대한 부인은 그 본질적 계기를 이룬다. 즉 "유한자는 관념적이다[이념 내부에서 그 절대성이 부정되고 있다]는 명제가 관념론을 구성한다. 철학에서의 관념론이란 유한자를 참다운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데서 성립한다"[『논리의 학』 5. 172].

다시 말하면 모든 존재자는 그것이 이념 내부에서 그 계기로서 지양되어 있는 한에서만 그 적극적 존립을 획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관념론이다.

헤겔에 따르면 철학은 본질적으로 관념론이어야만 한다. 즉 그에 있어서 이 개념은 이미 그저 철학적 입장들을 분류하는 원리임을 그만두고 있다. 그것은 오히려 철학을 철학일 수 없는 것으로부터 구별하는 원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떠한 철학도 본질적으로 관념론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관념론을 그 원리로 한다"[같은 곳]고, 또는 단적으로 "참된 철학은 그 어떤 것도 관념론이다"[같은 곳]라고 말해진다.

Ⅱ. 관념론과 실재론. 사물에 대한 이해가 관념론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칸트의 초월론적 관념론이 현상과 사물 자체의 준별을 기초로 하여 성립한 것처럼 사물에 대한 이해는 관념론의 기초에 관한 근본문제이다. 헤겔도 칸트의 문제의식을 계승하여 사물에 대한 고찰을 통해 관념론적 입장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고자 했다. 그 고찰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 관념론과 실재론의 범주적 구별이다. 양자는 사물에 대한 이해에서의 근본적인 태도의 구별을 나타낸다. 즉 사물을 일체의 사유적 규정에 선행하는 절대적 존재로 파악하는 태도가 실재론인 데 반해, 사물을 사물이게끔 하는 근원적 사유, 즉 개념의 규정작용으로부터 사물의 존립을 이해하는 태도가 관념론이다.

헤겔의 입장은 물론 실재론을 배척하고 관념론을 채택하는 데서 성립한다. 이것은 사물을 현상으로 보는 칸트의 이해를 헤겔이 이념의 절대성의 관점에서 독자적인 문맥에서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철학에서의 참된 관념론이란 사물이 실은 가상 내지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사물의 참된 모습이 있다고 규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자연철학』 246절 「보론」 9. 18f.].

또한 관념론과 실재론이 대립적 개념이 아닌 용례도 있다. 예를 들면 "자연 전체 속에서 이념을 인식하는 관념론은 동시에 실재론이다"[같은 책 353절 「보론」 9. 438]. 이것은 이념이 개념과 그 실재성의 통일인 데 대응하여 관념론이 실재론적 계기를 지닌다는 것, 즉 그것이 모종의 의미에서 사물의 실재성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중세의 스콜라적 실재론, 즉 실념론도 보편적 이념의 절대성을 말한다는 점에서 관념론에 들어간다.

Ⅲ. "유한자의 관념론" 비판. 헤겔의 철학적 관념론에서의 근본문제의 소재는 칸트 이후의 관념론들에 대한 비판에서 선명해진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앙과 지식』에서 칸트 · 야코비 · 피히테 철학 등의 이른바 "주관성의 반성철학"에 대한 "유한자의 관념론"[2. 298]이라는 비판이 중요한데, 거기서는 관념론철학의 근본과제의 소재가 무한성의 개념을 축으로 하여 해명된다. 무한성이 문제로 되는 것은 그것이 유한자와의 관계에서 절대자의 구조를 규정하는 범주이고, 그 관계에 대한, 따라서 유한자에 대한 이해가 절대자의 형이상학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헤겔은 그 철학들 내부에서 "유한성의 절대성", "유한성과 무한성의 절대적 대립", "참으로 실재적이고 절대적인 것의 피안성"이라는 "공통의 근본원리"[2. 295]를 간취하지만, 거기서 그가 보고 있는 근본적 사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즉 현대의 근본적 문제 상황이 절대자에 대한 관계성의 상실에 있으며, 이 상실 상황은 유한성의 절대화에 의해 초래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분석에 기초하여 헤겔은 절대자에 대한 관계성의 회복을 절대자와 유한자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파악을 가능하게 하는 무한성 개념의 사변적 이해의 획득을 통해 수행하고자 한다. 즉 무한성은 유한성을 헤겔의 의미에서 '지양하는' 것으로서 파악되어야만 하며, 절대자는 그런 의미에서의 무한자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무한자로서의 절대자가 다름 아닌 이념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데서 헤겔의 관념론은 성립한다.

-하야세 아키라( )

[네이버 지식백과] 관념론 [觀念論, Idealismus]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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