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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關係] (Verhältnis , Beziehung)

Ⅰ. 논리적 범주로서의 관계(Verhältnis)는 양적 관계 내지 비례(das quantitative Verhältnis)와 본질적 관계 그리고 절대적 관계로서 논해진다.

(1) 수는 부단한 자기 초월로서 나타나지만, 이 초월은 단순한 무한진행을 결과할 뿐 아니라 거기서 수는 자기 자신으로 귀환한다. 하나의 수는 초월에 의해서 생겨난 다른 수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의 양이 다른 양과의 관계에서 규정되는 것이 바로 비례의 개념이다[『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105절].

이 구조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계가 타자에 대한 관계라는 것에 의해서만 자기관계라는 본질의 존재방식과 일치한다[같은 책 112절]. 본질의 영역에서 모든 것은 동시에 초월되는 한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서 정립되는 것이며[『엔치클로페디(제1판) 논리학』 65절], 관계의 관점이 지배적이게 된다.

(2) 따라서 『엔치클로페디』 제1판에서는 "본질의 영역에서는 상관성(Relativität)이 지배적인 규정을 이룬다"고 서술된다. 그때 "모든 것은 반성, 관계(Reflexion, Verhältnis)의 존재이다"라고 되고 있듯이, 관계는 반성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며, 제3판에서는 반성으로 흡수된다. "본질의 입장은 일반적으로 반성의 입장이다"[『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112절 「보론」].

국왕과 신하처럼 상관관계에 있는 것은 다른 항으로 나아가 그로부터 귀환하는 반성의 운동을 통해서만 파악된다. 이러한 관계의 관점을 강조하게 되면 관계항의 독립성은 인정되지 않고 관계 내지 반성의 운동만이 놓여 있는 것으로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계 개념하에서는 양항의 자립성 역시 인정된다. "관계는 두 개의 항을 지니지만, 이 항들은 자립적인 존립이며", "각항의 고유한 자립성이 관계의 형식을 이룬다"[『논리의 학』 6. 165]. 자립성의 외관을 지니면서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를 떠나서는 있을 수 없는 양항의 존재방식이 바로 관계이다. 따라서 이 자립성의 외관이 불식되게 되면 관계 그 자체의 개념이 지양된다.

이러한 지양의 과정으로서 '전체와 부분', '힘과 그 외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의 관계가 위치지어진다. 그리고 구별된 계기가 완벽한 전체이자 절대적으로 존립하는 것이면서 이 존립이 따로따로의 존립이 아니라 유일한 존립에 다름 아니라는 파악이 이루어지기에 이른다. 구별 그 자체가 절대자의 개시작용의 나타남이자 절대자 그 자체이다. 이리하여 "절대적 관계"의 개념이 획득되는 것이다[같은 책 6. 217].

거기서 본질은 "가상으로서 정립된 가상"으로 되고, 이와 같이 자기에게 부정적으로 관계하는 것에 의해서 절대자의 발현으로서의 절대적 현실성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절대적 관계가 '실체와 우유성의 관계', '인과관계', '교호작용의 관계'를 통해 정립됨으로써 '개념'의 차원이 열린다. 거기서는 규정들이 전체 그 자체이면서 규정들로서도 정립되어 있고, 이 규정들 속에서 통일이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 현재적으로 된다[같은 책 6. 218]. 그리고 여기서 주체성 내지 자유의 나라(das Reich der Subjektivität oder der Freiheit)가 성립하는 것이다[같은 책 6. 240].

Ⅱ. 개념을 주체(Subjekt)로서 파악하는 입장은 참된 것을 실체로서 파악하는 입장의 지양으로서 이해된다. 실체주의가 진리를 부동의 실체로서 파악하고자 하는 데 반해, 주체주의는 일체의 고정된 규정을 유동화시키고 다른 규정과의 관계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이리하여 "취하지 않은 것 없는 바쿠스 제의 명정"이라는 비유도 생겨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관계의 전체가 진리로 됨으로써 참된 것(절대자, 정신)은 그 자신이 관계로서, 나아가 자기 자신에 대한 관계(die Beziehung auf sich selbst)로서 파악되게 된다.

이리하여 조작적인 개념으로서의 관계의 좀더 넓은 의미가 주어진다. 이런 의미의 관계 (Beziehung) 개념은 동일률에 따라서 사물을 고정적이고 정지된 것으로 보는 지성적 태도에 대해 변증법적이고 사변적인 사유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실체론적인 요소주의에 대해 관계주의가 헤겔의 특징을 이룬다.

그에 따르면 'A는 A(A=A)'로서 규정 A의 자기동일성을 주장하는 것은 이미 A를 A일 수 없는 것과의 부정적 관계에서, 즉 A가 아닌 것이 아닌 것으로서 파악하는 것이다. "A는 A임과 동시에 비-A인 것은 아니다"라는 모순율이 이러한 사태를 좀더 적극적으로 드러낸다[『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115절]. 이리하여 A는 비-A와의 상관관계의 항으로서 파악되는 것이며 그 독립적 실체성은 폐기된다. 이러한 관계에 대해 A의 자기동일성을 고집하고자 하는 것은 비-A와의 부정적 긴장관계를 좀더 강하게 의식하는 결과로 될 뿐이다.

A가 비-A를 떠나서 있을 수 없고 또 그 역도 마찬가지라고 한다면, A를 사유할 때에는 동시에 비-A를 사유하고 있는 것이며 그 역도 성립한다. 따라서 A는 참된 모습에서는 A인 동시에 비-A인 것이자 모순에 다름 아니다. 또한 A와 비-A가 관계 속에서만 있을 수 있다고 한다면, 양자 사이에 제3자를 허용하지 않는 배중률은 이 관계를 기저로서 타당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이와 같은 기저를 제3자로서 전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변증법은 이와 같이 관계 속에서, 또는 관계로서 놓여 있는 것으로부터 반대규정을 현재화시키는 것에 놓여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규정의 내재적 초월을 말한다. 또한 사변이란 이와 같은 대립적 규정을 종합하고 관계를 전체적이고 통일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전통적 논리학의 한계를 넘어서서 헤겔 독자의 논리를 개척하는 것이기도 하다[같은 책 81, 82절].

절대자의 체계도 이러한 이론에 의해서 구축된다. 절대자를 동일성 명제로 표현하고자 하게 되면, 그것을 추상적 동일성으로 보고 타자를 사상한 부정적인 것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것은 그것이 부정한 바로 그것의 부정으로서 '규정된 부정'이며 부정된 것과의 관계를 지닌다. 또는 그것은 이러한 관계 그 자체에 다름 아니다. 이에 대해 부정된 것이 자기의 동일성을 보존하고자 하여 일면적으로 반발하게 되면 그것은 그것 자체가 한정된 것으로 되어 대립의 항으로 된다. 대립이 첨예화하면 오히려 위에서 말한 모순이 드러나고 대립자 상호간의 상관성이 현재화한다. 그것을 통해 모든 것이 서로 관계한다는 것이 명확하게 됨으로써 전체성이 회복되고 모든 유한자를 포섭하는 체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야마구치 마사히로()

[네이버 지식백과] 관계 [關係, Verhältnis, Beziehung]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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