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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槪念] (Begriff )

Ⅰ. 형식논리학에서의 개념. 개념은 우선 통상적인 형식논리학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우리가 무언가에 대해 판단할 때 주어 내지 술어로서 사용하는 보편적인 개념이며, 보통명사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 개념의 내용은 유개념에 종차를 결합하는 정의에 의해서 규정된다. 예를 들어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라는 정의에서는 인간이라는 개념의 보편적 내용이 동물이라는 유개념에 이성적이라는 종차를 결합함으로써 규정된다. 따라서 형식논리학에서 인간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개별적인 인간들을 총괄하여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편적인 생각인 것이다. 이 경우 주의해야 할 것은 개념과, 개념의 내용을 규정한다든지 그 개념을 사용하여 판단을 능동적으로 행하는 우리, 그리고 개별적인 현실의 것들이라는 세 가지가 각각 별개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Ⅱ. 헤겔의 개념. 그러나 헤겔이 말하는 개념에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이 세 가지가 하나로 되어 있다. 물론 헤겔이 말하는 개념도 규정된 개념(bestimmter Begriff)이라는 형태로 유와 종의 질서에 따라 규정되어 판단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그 규정을 능동적으로 행하는 것은 판단 주관이 아니라 순수 개념 자신이며, 그밖에 판단에서주어와 술어가 구별되는 것은 개념의 근원적 분할로 된다. 나아가 그와 같은 규정과 분할은 현실의 개별적인 것들을 개념 자신이 사유하고 그것에 침투함으로써 이루어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예를 들어 국가와 생명 그 자체가 이념을 바꿔 말하는 것이기도 한 구체적인 개별자로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념의 엄정함"[『정신현상학』 3. 14]이라고 말해지고 있듯이 개념 자신이 냉엄함과 같은 인간적 태도를 지니는 것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 이리하여 헤겔이 말하는 개념의 특성은 현실의 개별적인 것들에 침투하여 그것들을 포함함으로써 자기를 규정하고 분할하는 부정성으로서의 자유가 개념 자신에게 부여된다는 점에 놓여 있다.

이와 같은 개념 용법은 확실히 우리들의 통상적인 개념 용법과 근본적으로 공통점을 지니지 않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헤겔이 굳이 우리의 통상적인 용법을 거슬러 개념 용법의 중심을 이론적 보편 개념이 아니라 도덕법칙이나 법과 같은 실천 개념으로 옮긴 것에서 유래한다.

헤겔은 한편으로 〈현실의 개별적인 것들을 총괄하는 보편자〉라는 개념의 본래적인 의미를 답습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총괄한다〉는 것에서 이론적인 사유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별적인 인간들에 법이 침투하고 국가 등의 보편적 조직체가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개념적 사유에 의한 학의 체계의 형성과 같은 것도 구상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begreifen"이 〈무언가를 지성으로 이해한다〉는 의미 이전에 〈무언가를 자기 속에 포섭 내지 총괄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 결코 이례적인 용법이 아니다. 헤겔은 오히려 "begreifen"의 본래의 뜻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적해야 할 것은 그 개념의 극한을 밝혀내어 절대성을 부여함으로써 무한성이나 더 나아가 부정성을 발견해냈다는 점에 헤겔이 말하는 개념의 참된 고유성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Ⅲ. 헤겔의 개념의 생성. 헤겔 고유의 개념은 확실히 이른바 『자연법 논문』으로부터, 본격적으로는 소위 『예나 체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이전의 초고나 논문 등에서 개념은 전체적으로 확실히 〈현실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것에 대립하는 내용이 없는 형식적인 보편적 개념〉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만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 그러나 사실 초기의 종교 초고들을 잘 읽어보면 확실히 아직 부정적인 의미만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개념을 실천적인 영역에서 사용한다는 핵심적인 사태가 숙고의 결과로서 이미 분명하게 나타난다. 헤겔은 프랑크푸르트 시기의 단편에서 도덕적 개념을 이론적 개념과 구별하면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도덕적 개념의 객체는 언제나 자아지만, 이론적 개념의 객체는 비아다"[『도덕성 · 사랑 · 종교』 1. 239].

요컨대 이론적 개념은 자아가 현상에 적용하는 범주이지만, 도덕적 개념은 주체적 의지 자신을 규정하는 도덕법칙인 것이다. 이리하여 "[도덕적] 개념은 반성된 활동성이다"라고도 말해진다. 이 관점은 『기독교의 정신』에서도 다음과 같은 식으로 유지된다. "법이란 대립하는 것들을 하나의 개념-따라서 그 개념은 대립하는 것들을 그러한 것으로서 남겨둔다-에서 합일하는 까닭에, 그러나 개념 그 자체는 현실에 대해 계속해서 대립하는 까닭에 하나의 당위를 표현한다"[『기독교의 정신』 1. 321].

확실히 이 초고에서는 동시에 『예나 체계』 이후의 개념과의 커다란 차이도 보인다. 즉 헤겔은 이 초고에서 법 등에서 보이는 개념의 통일(Einheit des Begriffs)을 사랑에서 보이는 정신의 전일성(Einigkeit des Geistes)과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는 다양성을 폐기하지도 않고 합일시키지도 않는 관념에 불과한 데 반해, 후자는 다양한 것과 한정된 덕 그 자체를 사랑에 의해서 내재적으로 화합시키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의 개념의 통일은 『예나 체계』 이후의 개념의 통일과는 달리 부정적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역으로 헤겔이 지금부터 깊이 생각해 나가야만 할 과제가 분명히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개념 그 자체가, 정신의 전일성이 지니고 있는 구체적 전체성, 즉 존재하는 것의 다양성 속의 조화라는 계기를 받아들이는 과제이다. 그 과제는 『차이 논문』에서 "개념과 존재의 분열"[『차이 논문』 2. 24]을 극복한다는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2) 예나 시기에 들어서서 처음에 헤겔은 한편으로 여전히 개념을 현실의 다양한 것과 대립된 추상적인 형식적 보편자로 간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순수 개념의 사례로서 칸트의 이성과 피히테의 자아가 들어지는 경우 순수 개념은 "유한성에 절대적으로 대립하는 무한성"[『신앙과 지식』 2. 298]으로 규정되고 있다. 나아가 『인륜의 체계』 등에서는 셸링의 생각을 받아들임으로써 그와 다른 여러 가지 의미에서 개념을 이해하고자 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절대 개념이 이미 "절대적 긍정" 내지 "서로 대립하는 것의 동일성"[같은 책 2. 350]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자기 자신의 반대"[『자연법 논문』 2. 488]라고도 말해진다. 그리고 『예나 체계』에서 절대 개념은 불이라든지[『예나 체계 Ⅰ』 GW 6. 178] 무라고[『예나 체계 Ⅱ』 GW 7. 112] 말하긴 하지만, 무한성으로서 『정신현상학』의 절대 개념과 꽤 중첩되는 내용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3) 『정신현상학』에서도 개념은 아직 생성도상에 있긴 하지만, 이 시기에는 절대 개념과 순수 개념이 분명히 구별됨에도 불구하고 후자가 적극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여기서 절대 개념의 절대성이란 그 개념의 보편성 자체가 자신 이외의 다른 다양한 것과의 대립관계에 기초하여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대립항을 자신 속에 포섭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절대 개념의 의미는 그 용례에서 보자면 다음의 다섯 가지로 나누어질 수 있다. (ⅰ) 깊이, (ⅱ) 내적 구별 내지 구별되지 않는 것을 구별하는 활동, (ⅲ) 정신의 교양형성에서의 단순한 개념의 운동, (ⅳ) 지와 대상의 동일성, (ⅴ) 개념파악의 주체. 이에 대해 순수 개념의 의미는 (ⅰ) 사유 그 자체의 단순태, (ⅱ) 변증법적 운동의 장, (ⅲ) 사유와 존재의 동일성, (ⅳ) 모든 범주, (ⅴ) 본질이라는 다섯 가지 의미로 나누어질 수 있다.

(4) 『논리의 학』과 『엔치클로페디』에서 헤겔은 개념의 절대적 구체성을 강조하게 된다. 그 이유로서 헤겔은 개념이 보편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동시에 개별성이 속하는 것과 같은 "자기 자신과의 부정적 통일"[『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163절]이기도 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한 논의 맥락에서 그는 보편 · 특수 · 개별이라는 개념의 계기들을 구별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그 계기들의 구별이 설정되면서도 불가분하다는 것을 "개념의 투명성"이라고 부른다.

-야마구치 세이이치()

[네이버 지식백과] 개념 [槪念, Begriff]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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