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感性] (Sinnlichkeit )
감관(Sinn)에 의해서 감각과 충동을 감수하는 능력. 칸트는 감성을 지성 내지 이성에 대치시키고, 그 대립관계를 축으로 이상주의적인 도덕이론을 전개했지만, '감성'을 둘러싼 헤겔의 이해에는 그러한 칸트 이론에 대한 그의 대결 자세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칸트에 경도되어 있던 한 시기에 헤겔은 "감성적인 것에 대한 추상적 이념의 우위"[『민중종교와 기독교』 1. 82]를 설파하고 있지만, 그 후 그는 특수(감성, 충동)와 보편(이성, 도덕법칙)을 분리 · 대립시키는 칸트의 견해를 혹독하게 비판하여[『기독교의 정신』 1. 323] 이 견해를 인간의 내부에 자기분열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하고[같은 책 1. 303], 나아가 이 견해를 극복되어야만 할 '지성'적 · '반성'적 사유의 필연적 소산으로서 특징짓는다[『차이 논문』 2. 21; 『신앙과 지식』 2. 296]. 나아가 『정신현상학』에서는 "이성과 감성의 항쟁"을 전제하는 이러한 "도덕적 세계관"이 지니는 모순들이 지적되며[3. 441ff.], 『논리의 학』에서는 칸트의 이론이 감성과 도덕성을 "투쟁"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서 파악하는 한 "양적 무한성"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논해진다[5. 268f.].
이론철학의 측면에서 칸트는 감성의 수용능력을 지성의 판단능력과 함께 인식 성립의 불가결한 요소로 간주하며 초감성적인 이념에 대한 형이상학적 인식의 가능성을 부정했지만, 헤겔은 이와 같은 사고방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헤겔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은 우선은 감성적인 경험의 영역에 제한되면서도 의식은 그러한 제한을 넘어서는 부정성을 자기 자신 안에 지닌다. 의식의 이러한 자기 초극의 과정을 서술하는 것이 "의식의 경험의 학"으로서의 『정신현상학』에 다름 아니다. "감성적 의식"을 그는 "외적 사물의 현실존재에 대한 직접적 · 무매개적 의식"[『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76절]으로서 고쳐 파악하며, 의식의 가장 저차적인 단계에 위치짓고 있다. -사사자와 유타카(笹澤 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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