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주의] ( Katholizismus)
헤겔은 루터파의 입장에서 가톨릭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베를린 시대에 "가톨릭교의 공적 비방"의 일원으로 고소당했을 때에도 단호한 어조로 자기변호의 문장을 남기고 있다[『베를린 저작집』 11. 68-71].
기독교는 본래 신이 정신과 진리 속에서 알려져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에서 이 정신은 현실 속에서 자기 의식적인 정신에 경직되게 대립된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정신철학』 552절]. 즉 정신이 감성적 현전과 전통 등 외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자기 외 존재(Außersichsein)'로 이어지는 것이다. 교회의 타락 역시 그로부터 결과하며, 종교개혁으로 연결되었다.
가톨릭의 전형적인 잘못은 성찬을 파악하는 방식(성체를 외적인 사물로 하여 기도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서 보인다. 그로부터 자유와 정신을 결여한 미신적인 형태들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성직자와 일반 신도를 구별하는 위계질서가 그러하다. 신적 진리는 전자에 의해 독점적으로 관리된다. 더욱이 성직자는 신도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발되지 않고 위로부터 임명되기 때문에 신도들에게는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할 통로가 닫혀져 있다. 그밖에 놀라움을 낳을 뿐인 정신을 결여한 기도 방식, 직접 신에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마리아와 성인)에게 중개를 구하는 것, 기적을 행한다고 믿어지는 성상과 성인의 유골을 숭배하는 것, 착한 행위를 통해 공덕을 쌓는다는 신념 등도 비판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신이 이를테면 '3인칭'에서밖에 파악되지 않고 개인의 지조가 미성숙한 것에 대응하는 까닭에 가톨릭 국가에서는 이성적인 정치체제가 성립될 수 없다. 교회가 '국가 속의 국가'로서 시민법이 적용되지 않는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한다. 가톨릭과 다른 사상을 지니는 것은 교회에 대한, 나아가서는 신에 대한 반역자로 간주되며, 교회에 의해서 재판 받는다. 따라서 인륜적 자유는 달성되어 있지 않다. -나카오카 나리후미(中岡成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