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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론] (empiricism)

일반적으로 마르크스주의적 전통은 명목상 경험론에 최소한 적대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적대감이 겨냥하는 정확한 대상이나 근거는 언제나 분명하지 못했다. 이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비롯된다. 즉 관념론에 대한 초기의 비판에 비해서(사실 부분적으로는 그 결과로서), 경험론에 대한 마르크스의 비판은 철학적 교의나 체계의 비판으로서 조직적으로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못했고, 통속경제학에 대한 비판이라는 실질적 형태를 취했던 것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서 자신들의 인식론에 결핍되었던 반경험론적 요소를 위하여 ‘변증법’에 호소함으로써 이러한 철학적 차원에서의 결함을 보완하려고 하였다.
경험론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청년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특히 1844~1877년의 저서들에서, 몇 가지 특징적 경험론적 논제를 지지하였다. 그들은 선험적 추론과 본유적 관념론도 분명히 거부하며, 인식을 불변의 (더욱이 배타적) 경험적인 것으로 선회한다. 그러나 ≪자본론≫ 제Ⅰ권이 쓰여질 당시에는, ‘과학적 실재론’으로 알려진 마르크스의 방법론적 입장이 완전히 형성된다. 그는 ‘통속경제학은 어디서나 현상에만 집착하면서 바로 이 현상을 조절하고 설명하는 법칙에 반대한다’고(제Ⅲ부 제Ⅱ장) 주장한다. 이에 반해서 과학적 진리가 사물의 그릇된 현상만을 포착하는 일상적 경험에 따라서 판단된다면 그것은 언제나 패러독스하다고 한다(≪가치, 가격 그리고 이윤≫제Ⅳ부). 경험론은 세계를 서로 유리된 현상들의 집합으로 보며, 그러한 현상에 의해서 제공된 자료를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비판적으로 재조직하는 데 이론의 역할을 간과하고, 현상을 유발시키는 본질적 관계를 사상 속에 재투영하려는 시도로서 이론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한다. 법칙은 존재론적으로 그 법칙들이 불러 일으키는 결과로 환원될 수는 없으며, 정상적으로는 그 결과에 따른 국면(局面)밖에 있는 구조의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결국 법칙에 대한 인식은 사회적-역사적 산물로서 적극적으로 생겨난다. 따라서 사물의 인격화와 사실의 경험주의적 물화(物化)에 반대하여, 마르크스는 인식의(전환적)과정과 대상의 (불변적) 현실을 구분한다.
변증법적 유물론자와 서구 마르크스주의자의 전통은 경험론에 대항하여 논쟁을 해왔다. 그러나 전자는 인식의 ‘반영’론에 힘입어 변화적 차원을 무시하고, ‘객관적 경험론이라는 관조적 형식으로 되돌아감으로써 결과적으로 주관을 인식의 대상으로 환원시킨다. 서구 마르크스주의에서는 반(反)경험론적 논쟁이 보통 변증법적 유물론과 부르주아적 사상에 대항하여,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본질적인 것으로 평가된 개념들-예를 들면 루카치의 총체성(totality), 알튀제의 구조(structure), 또는 마르쿠제의 결정적 변화(determinate change)-을 확증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은 자주 선섬적 추론의 방향으로 선회하여 합리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초기 비판과 마르크스의 성숙한 과학적 저서들의 튼튼한 경험론적 토대를 간과한다. 이렇게 하여 헤겔에 대한 초기 마르크스의 비판(특히 ≪헤겔의 국가 철학 비판≫에서 노선을 좇아, 결과적으로 변화적 차원을 간과하게 되는 이러한 전통은 ‘주관적 관념론’의 형식으로 흐를 경향이 있으며, 알게 모르게 대상을 인식의 주체와 동일시 한다고 평가될 수 있다.
마르크스 저서들은 반경험주의적일 뿐, 반경험적인 것은 아니다. 이러한 차이가 고려되는 만큼, 마르크스주의는 폐쇄된 사상 체계보다는 경험적으로 개방되고 역사적으로 발전되며 실용적으로 적응된 연구 전통을 수립할 선택권을 다시 한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인식론;유물론;실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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