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위사상] ([闢衛思想])
조선 후기 정통 유학자들이 주축을 이룬 천주교(天主敎ㆍ西學) 배척사상. 벽위(闢衛)는 벽사위정(闢邪衛政)으로서, 사학(邪學)을 배척하고 정도(正道) 또는 정학(正學)을 수호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사학이란 서학(西學) 즉 천주교를 의미한다. 정통 유학자들은 천주교를 사교(邪敎)로 단정하여 이단시하였다. 정도나 정학이란 바로 정주 성리학(程朱性理學)을 말한다. 천주교가 영정조(英正祖)부터 전래되기 시작하여 남인(南人)학자 및 일부 시파(時派) 인사들에게 침투되어 비밀 포교, 지하 교단이 성행하게 되자 유학자들은 벽위사상에 입각하여 천주교를 배척할 것을 상소하여 왕이 천주교를 금하게 하였고 시파의 남인학자들이 숙청당하게 되었다. 벽위사상을 표현한 글로는 정조 때의 유학자 이기경(李基慶)이 편찬한『조선총서총사(朝鮮叢書叢史)』중의「벽위편」과 숙종 때 이숙(李淑)의 『벽이연원론(闢異淵源論)』등이 있다. 특히「벽위편」은 정조ㆍ숙조ㆍ헌종 대(代)의 천주교 배척에 관한 조야의 문적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벽위사상의 논거는 천주교는 제사를 부정하고 하나님(天主)을 내세우므로 무부무군(無父無君)의 사도(邪道)이며, 유학적 윤리 질서ㆍ계급을 부정하는 혁명사상이고 그것을 믿는 것은 동양을 침략하는 서양오랑캐[洋胡]의 앞잡이가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천주교 박해로만 그쳤으나 개항이후 척화론(斥和論)으로 위정척사(衛正斥邪)의 연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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