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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 노동 ] (abstract labour)

상품은 사용가치와 가치로서 존재하므로 상품을 생산하는 노동은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첫째, 어떠한 노동행위도 '일정한 목적 하에 수행되는 일정한 종류의 생산적 활동'이다.(《자본론》Ⅰ권 1장) 이럴 경우에 그 노동은 '유용노동' 또는 '구체적 노동'이며 그 생산물은 사용가치로서 존재한다. 노동행위의 이러한 측면은 '어떠한 사회형태와도 관계없이 인간이 생존하는 조건이며, 인간과 자연 사이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불변의 자연적 필연성이다. 그러므로 그 노동행위는 인간의 삶 그 자체인 것이다.'(앞의 책) 둘째로는 어떠한 노동행위도 그 노동의 특수성과는 별도로 인간 노동력의 지출로만, 즉 '순수하고 단순한 인간의 노동, 인간의 일반적 노동의 지출'로만 생각될 수도 있다.(앞의 책) 이러한 측면에서 파악된 인간 노동의 지출은 가치를 창출하며, '추상적 노동'이라고 한다. 구체적 노동과 추상적 노동은 서로 다른 행위가 아니며 다만 서로 다른 측면에서 고찰된 동일한 행위이다.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생리학적 의미에서 인간 노동력의 지출이며, 그것은 평등하거나 혹은 추상적인 한에서만 상품의 가치를 형성하는 인간 노동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특수한 형태와 일정한 목적을 가진 인간 노동력의 지출이며, 노동이 사용가치를 산출하는 것은 이러한 구체적인 유용 노동에 한해서만인 것이다.(앞의 책)

그리고 마르크스는 자신이 처음으로 명료하게 해명하고 정교화시킨 '정치경제학을 이해하는 데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하였다.(앞의 책)
그러나 마르크스가 가치창출 노동의 본질을 해명한 추상화 과정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주의 내에서도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마르크스가 '인간의 두뇌, 근육, 신경, 팔 따위'(앞의 책)의 생리학적 지출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간을 단위로 한 그러한 신체부분의 측정에 의하여 가치란 구체화된 노동요소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또한 그는 '물질의 원자조차도 가치라는 상품의 객관성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라고 주장하며, '상품은 동일한 사회적 실체, 즉 인간 노동의 전면적인 표현물인 한에서만 가치라는 객관적 성격을 갖게 된다. … 그러므로 가치라는 객관적 성격은 순수하게 사회적인 것이다.'(앞의 책)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마르크스가 의미하는 것은 상품을 생산하는 개별적 노동이 사회적으로 되는 것(이것은 동등한 가치형태의 특수성 중의 하나이다.)은 상품의 교환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추상적 노동이라는 노동의 동등화는 그러한 노동생산물의 교환을 통해서만 발생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이 두 견해는 일치하지 않는다.
우선 '생리학적' 해석을 검토해보자. 스티드만은 마르크스의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마르크스로부터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논의의 대상이 자본주의, 즉 시장에서 화폐유통을 통해 조정되는 상품생산 경제이고, 오로지 사회적으로는 필요하고 평균 숙련도와 노동강도라는 추상적인 사회적 노동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가치의 양'은 구체화된 노동시간의 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설명이 마르크스의 입장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마르크스가 '가치의 형태', '추상적인 사회적 노동' 그리고 '보편적인 등가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1977, p. 211)

샤이크의 주장도 같은 입장이다. 추상적 노동이라는 개념은 관념적인 일반화가 아니라 실질적인 사회적 과정, 즉 상품관계에 의해서 관철되는 자본주의 내의 노동과정에 대한 고찰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추상적 노동은 상품 생산에 곧바로 투입된 인간 노동에 의해 얻어진 고유한 성격의 것'(Shaikh 1981, p. 273)이므로 상품생산 노동은 '처음부터 구체적임과 동시에 추상적'(앞의 책)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구체화된 노동계수는 자본주의적 생산과정만을 분석함으로써 산정해 낼 수 있으며, 이것이 곧 가치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샤이크는 생산물의 총가치 및 단위를 이루는 상품의 사회적 가치와 그럼으로써 조절되는 가격을 규정하는, 주어진 생산조건 하에서 늘어난 실질 총노동시간과, 조절되는 가격과 시장 사이의 관계를 특화시키는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요구되는 총노동시간을 구분하였다.(앞의 책, p. 276∼8 ; →사회적 필요노동)
이런 입장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주장이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보다는 리카르도의 노동가치론에 근접해 있다고 주장한다.(→리카르도와 마르크스) 가치를 단순히 구체화된 노동으로서만 파악하는 것은 확실히 이질적인 노동을 동일한 단위로 계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집합이라는 수단으로서 사용될 수 있지만 가치범주의 적용을 자본주의 사회에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토를 달았다. '만일 우리가 가치로서의 상품이 단순히 인간노동의 응고된 양이라고 한다면, 사실 우리의 분석이 상품을 추상적 가치의 수준으로 격하시킨 것이긴 하지만 상품의 본질적 형태와 괴리된 가치형태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자본론》Ⅰ권 1장) 구체화된 노동을 추상적 노동이 되게 하는 그 추상화는 사회적 추상화이며, 자본주의에 극히 특수한 실제적인 사회과정이다. 추상적 노동은 노동과정의 상품관계를 통해 시간이라는 동일한 차원으로 이질적인 노동을 격하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교환이라는 현실에 실제로 존재한다. 여기서 교환은 자본의 재생산 순환과정의 특수한 단계라는 특별한 의미에서가 아니라, 생산과정 그 자체의 한 형태라는 일반성 속에서 고찰되어야 한다고 루빈은 주장한다.(1973, 14장) 그리고 이질적인 구체적 노동이 추상적이고 동질적으로 되는 것, 즉 개별적 노동이 사회적 노동으로 나타나는 것은 교환과정에서 뿐이다. 교환이 발생하는 곳은 시장이며, 따라서 추상적 노동에 대해 이전에는 측정기준이 존재할 수 없었다. 콜레티는 더 나아가 추상화는 교환이라는 현실에서 나타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추상적 노동은 소외된 노동이라고 주장하며, 교환은 인간의 주관성이 상실된 노동력의 추상적 동등화, 혹은 물화라는 형태로 사회적 통합의 계기를 마련한다고 하였다.(Colletti 1972, p. 87)
추상적 노동의 본질에 관한 논의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 관한 많은 논쟁 중에서 중심적인 문제이다.(Himmelweit and Mohun 1981) 구체적 노동 학파는 가격이 노동시간에서 유래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변증법과 방법론에 대한 강조는 오류임과 동시에 탁상공론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추상적 노동 학파는 리카르도 학파의 정치경제학을 극복하고, 가격을 도출하는 논리정연한 접근방식의 난점을 변증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마르크스가 헤겔과 대결하여 얻은 결론을 활용했던 방법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헤겔과 마르크스 ; 생산가격과 변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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