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獨 Nachahmung, 英 佛 Imitation))
(獨 Nachahmung, 英 佛 Imitation)〔재현, 묘사(獨 Darstellung,
英 Representation, 佛 Représentation)〕
일반적으로 원상(Vorbild)과 비슷한 모상(Abbild)을 만들어내는 것을 모방이라고 한다. 예술에는 이 개념을 (1)다른 예술가의 제작을 모범으로 삼아 그것과 같은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 즉 대상을 모방하는 경우와, (2)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을 모방하여 그것과 같은 모양의 것을 제작하는 것, 즉 대상을 묘사하는 경우가 있다. 고전적 예술의 모방이 권장하는 것은 (1)의 의미이며, 예술이 현실 또는 자연 모방이라고 하는 것은 (2)의 의미이다. 미학에서 주로 문제로 되는 것은 뒤의 경우인데, 여기에는 또한 (a)외적ㆍ객관적인 ‘사물’로서의 대상을 의미함으로써 내적ㆍ주관적 체험을 표현하는 것, 즉 ‘표출’에 대립되는 경우와 (b)대상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묘사하는 것, 즉 사실(寫實)을 의미함으로써 ‘이상화’ (Idealisierung) 또는 ‘양식화’에 대립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모방이란 개념이 넓은 의미로 해석되어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엿볼 수 있듯이 성격ㆍ심정과 같은 내면상태의 표출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음악까지도 모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많은 모방설은 실제로는 모방이란 개념에 다소간 이상화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방향으로 이 개념을 확장하면, 그것은 인생에서 보편적 또는 유형적(전형적)인 표현이며, 대상의 ‘본질’ 재현을 함축하는 것이다〔18세기 프랑스 미학에서 부분적으로 발견되는 ‘아름다운 자연 모방’(imitation de la belle nature)이라는 개념도 모방원리를 예술의 이상성에 조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술의 기원이나 본질을 단순한 모방으로 돌리는 고대 전통 사상은 오늘날에 와서는 이미 극복하고 있지만, 모방적 계기가 예술창작의 한 측면의 구성요소라는 것은 오늘날에도 인정되고 있으며, 가이거와 같이 그것을 하나의 예술적 가치계기로서 중요시 하는 이론도 있다. 적어도 모방예술(재현예술)에서는 사물 존재 또는 그 본질의 묘사가 중요한 가치계기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 (a)의 모방이야말로 이러한 모방예술을 다른 예술과 구분해주는 체계적 분류의 원리 중 하나라는 의의를 갖는다. 또 (b)의 모방과 이상화의 대립관계에 기초하여 사실주의적ㆍ이상주의적 (개성적ㆍ유형적)이라는 두 기본양식의 구별이 가능하다는 것도 명확하다.
더욱이 모방은 본래 예술창작의 원리이지만, 그로스와 같이 감정이입 미학의 입장에서 예술 체험으로서의 내적 모방(innere Nachahmung) 과정을 미적 향수의 중심에 두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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