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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과 현상本質-現象] (Wesen und Erscheinung )

맑스가 '본질과 현상'을 존재론적 개념으로서 사용할 때에는 헤겔의 용법이 전제되어 있다. 헤겔의 논리학에서 '본질'이란 '존재(Sein)'와 '개념(Begriff)' 사이에 놓인 영역이며, '매개' 혹은 '관계'의 존재양식을 나타낸다. 본질은 변전하는 직접적인 '존재'의 자립성을 부정하여 자기의 관계항으로 만들고, 그것들의 존재 근거가 되어 있는 통일이다. 

그러나 그 부정 방식은 그것들을 자기의 계기로 떨어뜨리고 있는, 참으로 자립적인 주체인 '개념'의 경우와는 달리 아직 직접적인 것과의 상관관계에 머문다. 따라서 본질 쪽도 직접적인 것의 존재를 자신의 존재 근거로서 전제하고 있는 것이며, 직접적인 것은 관계항의 한쪽으로서 본질과는 구별된 자립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 본질 전체의 하나의 계기가 되어 본질을 전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동적인 상호 부정=상호 전제=상호 매개적인 상관적 통일의 관계 전체를 나타내는 존재양식이 '본질'이며, 그 운동을 헤겔은 '반성(Reflexion)'이라 부른다. 그리고 '현상'이란 내적인 통일인 본질에 상관적인 타자가 통일을 결여한 다양한 형태를 취하여 실재 세계 속에 나타난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본질과 현상은 반성 개념이고, 본질이란 현상의 총체를 나타내며, 현상이란 본질의 한정된 형태들을 나타내고 있다.

맑스는 본질과 현상이라는 말을 헤겔을 따라 자각적으로 이러한 반성 개념으로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가 많이 사용하는 '현상 형태'라는 말에는 반드시 그것의 존재 근거로서의 타자가 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과학의 임무로서 사물의 본질과 현상 형태의 일치를 요구하는 발언[『자본』, 25a:391, 25b:1047] 등은 실증주의적인 의미가 아니라 양자가 헤겔이 말하는 반성 개념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해해야만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방법론적 개념으로서 파악할 때이다. 종래의 맑스주의는 한편으로는 실증주의를,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비판하는 현상학을 채용한다. 전자는 현상‒본질 관계를 현상을 분석해서 본질로 환원하는 인식 절차론으로 파악하며, 후자는 그것을 존재론적으로 파악하지만 주관 내에서의 양자의 상관관계를 문제로 삼는 데 머무르는데, 어느 것이든 현상‒본질론의 틀 내에서의 맑스 해석이다. 이에 반해 맑스의 방법은 헤겔로부터 받아들인 '개념 파악(Begreifen)'이다. 

그는 예를 들어 신용제도 현상을 그 본질로 환원하여 그 상관관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신용제도를 자본에 매개하여 그것이 자본의 형태임을 보여주고, 자본은 생산관계에, 생산관계는 자연사에 매개하는 식으로 개별적인 것이 주체로서의, 즉 보다 보편적인 것의 매개 형태라는 것을 사회존재의 존재방식으로서 서술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통설에 반해 맑스가 자각적으로 개념 파악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구로사키 쓰요시( )

[네이버 지식백과] 본질과 현상 [本質-現象, Wesen und Erscheinung] (맑스사전, 2011. 10. 28., 마토바 아키히로, 우치다 히로시, 이시즈카 마사히데, 시바타 다카유키, 오석철,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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